유권자의 안목이 미래를 결정한다

토론이나 회의나 논쟁의 목적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다.

학생 때 하는 토론은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케 하는 ‘학습’ 목적이고, 교수나 학파간 하는 그것은 ‘학술적 진리를 더욱 선명하게’ 하기 위함이다.

회사에서 하는 ‘브레인스토밍’은 ‘아이디어와 방법을 찾기’ 위함 이며, 군 작전회의는 전쟁이나 전투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 전술”을 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간의 공개토론 목적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유권자들이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정보제공” 이다.

결코, 스포츠처럼 패를 갈라서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하고 즐기는 차원이 아니다.

그러기에, 선호하지 않는 상대편의 실수를 즐기거나,  선호하는 편이 위기를 모면하는 것을 안도하는 짜릿함만 누리고 있다면 이미 내게는 후보자간 공개토론은 무의미하다.

답을 정해 놓고 문제를 푸는 수험생이거나, 어떤 정보도 영향 받지 않는 묻지마(콘크리트) 지지자 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공개토론은 전적으로 거기서 보는 느낌을 판단 근거로 사용하는 중도층을 위한 정보 제공무대다.

그렇다면, 중도층이 선택을 위한 판단용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 제도에서는 정해진 후보자중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마치 사지선다형 시험문제처럼~

여기에서 답이란 당선 가능한 후보군중에서 “가장 좋은 후보자”를 찾거나 “가장 덜 나쁜 후보자”를 찾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호감-비호감’이다. 전자는 앞으로 저 후보자가 ‘어떤 유익을 끼칠 것인가?’ 하는 것이고

후자는 앞으로 저 후보자가 ‘어떤 해악을 끼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난날, 회사 현직에 있을 때 수많은 사람을 면접한 경험이 있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중요시 되는 포인트와 중견간부를 뽑을 때 중요시 되는 포인트와 임원이나 최고 탑 매니저를 뽑을 때의 평가 포인트는 크게 다르다.

순간 위기를 잘 넘기는 순발력이 필요한 직종이 있는 반면, 순간 연기를 잘 못해서 얼굴이 빨개지는 정직성이 요구되는 직종이 있다.

부분, 즉 전투에서 이기는 지휘자와 전체, 즉 전쟁에서 이기는 지휘관의 자질이 따로 있다.

그래서 위관급에서는 용장이, 영관급에서는 지장이, 장성급에서는 덕장이 요구된다고 하지 않던가?

결국, 조직의 규모나 성격에 따라 ‘믿고 맡길 만한 인물’ 인가? ‘믿고 따라갈 만한 인물’ 인가?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떤 위상에 맞는 지도자를 뽑는 것인가?

어떤 성품, 어떤 용기, 어떤 능력이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인가?

공개토론에서 사람을 판단하는 평가지표는 말 내용 뿐만이 아니다.

공약 외에도 얼굴표정, 대응방법, 유연함과 단호함, 특수성과 보편성……등 주어지는 자리의 위상에 걸맞는 그릇을 추정해 볼 수 있는 수많은 지표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영향력이 큰 직책일수록 인사가 만사요, 장래의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권력은 어떤 사람의 손에 주어지느냐 에 따라 유용한 도구가 되기도 하고 위험한 흉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코앞의 이해관계와 부화뇌동 하는 바람현상에 매몰되지 않고, 오고 오는 후손들까지 배려하는 유권자의 깊고도 넓은 안목과 관찰력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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