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다녀온 뒤 짐 정리하다가
우연히 가방 속 무당벌레 한 마리 보았다
불쑥 반가운 마음에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모셔
거실 한구석에 내려놓았다
날아오르다 유리창에 부딪혀 곤두박질쳐댔다

새로 장만한 아파트 구경 온다고 봄내 벼르다
농번기 비켜 서울 아들 집에 들러
구석구석 둘러본 흥도 잠시 거실에서 쭈뼛거리다
멍하니 창밖 내다보던 어머니의 뒤태
무당벌레 무늬처럼 서럽게 고와 보였다
소 거두는 아버지 밥걱정에 사흘 못 넘기고
가야 한다고 성화대던 어머니 눈에 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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