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창고·보일러실, 과실나무 등에 토사 덮쳐
한전, 방수포 설치 등 응급대책..2차 피해 예방

집 뒤에 있는 송전탑에서 산사태 발생

지난 8일부터 홍천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북방2리 임야에 설치된 송전탑 아래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산아래 주택에 사는 주민이 긴급 대피하고, 기물 등이 파손되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 9일 밤 9시30분경, 천둥과 같은 소리가 주택 뒤편에서 나자 집 주인 박종진씨 가족은 불안에 떨며 마을 경로당으로 긴급 피신했지만, 송전탑 바로 밑에서 토사와 나무가 훌러내려 그대로 주택 뒷편을 덮쳤다.

이 때문에 뒷 마당에 심어져 있던 3~4년 된 오미자나무 2동과, 블루베리 10그루, 매실, 배나무 등이 흙더미에 묻혔고, 창고와 보일러실, 가스통 등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주택의 바로 뒷산에는 2020년 10월경 한전이 송전탑을 높이는 보수공사를 시행하면서, 기존에 있던 송전탑을 주택 바로 뒤에 위치를 변경해 설치했다.

토사등이 흘러내린 집뒤를 응급복구한 모습

피해 가족들은 “그날만 생각하면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된다. 지금도 집에서 못자고 경로당에서 잠을 자고 있다. 한번 무너진 흙이 이제 비만오면 또 무너질까 불안에 떨어야 해, 더 이상 이곳에서 살지 못할 것 같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한전이 송전탑을 집 바로 뒤로 위치를 변경하고, 부실공사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입었다. 한전이 우리집을 매입해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한전 측은 “우선 위급하다 보니 산사태가 일어난 곳에 부직포를 씌우고 장비를 투입해 응급조치를 해 2차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다”면서 “조사를 통해 송전탑이 산사태의 원인으로 인정되면, 피해내역을 조사해 파손된 과실나무와 창고, 보일러실 등을 집주인과 협의를 통해 보상할 계획이지만, 한전이 송전탑으로 인해 집을 매입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집 매입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결과 송전탑이 원인이 아니라고 판명되면 한전 측에서는 보상할 이유가 없다. 만일 이곳에 ‘재해위험개선지구’ 지정되면 도나 군에서 보상 등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10일, 대응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토사가 흘러내린 곳에 방수포를 설치하고 현장정리를 하는 등 추가로 발생할 피해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토사로 인해 나무가 뿌리채 뽑혀나간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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