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진학 선수들..운동 그만둬야 할 위기
학부모, 협회 임원, 관내 중학교에 창단 요청
중학교 측..창단 어렵다. 입장 밝혀

남산초등학교 여자 배구부 선수들이 중학교에 진학 하면서 운동을 강제로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홍천을 비롯한 강원도 내에서 배구부를 운영하는 학교가 강릉의 해람중학교 한 곳 밖에 없어 체육특기생으로 진학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보다 못해 홍천배구협회 임원과 학부모들이 홍천관내 중학교를 찾아다니며 창단을 요청했지만 두 학교 모두 난색을 표명하면서 거절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허필홍 군수와 홍천군의회, 홍천교육지원청이 나서 배구부 운영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불가하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허필홍 군수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실력이 훌륭한 선수들이 운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홍천관내 중학교에서 배구부를 창단하면 창단과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 등을 아끼지 않고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연습을 하고있는 남산초 선수들

운동부 등의 운영은 전적으로 학교장 의지에 달려있어 강제를 할 수 없다. 그래서 학교장의 처분만 바라보고 있는 학부모와 임원진 그리고 선수들은 애 간장을 태우고 있다.

만일 두 학교 모두 배구부 창단을 거절하면 3~4년 간 운동을 하면서 향후 실업, 또는 프로입단을 꿈꾸는 선수들이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피땀 흘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학교 모두 배구부 창단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면 단위에 있는 모 중학교에서는 “지원이야기는 듣지도 못했고, 지원을 한다 해도 배구부 창단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천읍의 모 중학교 측은 “운동부 창단은 학교장이나 학교에서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없어 주임 교직원과 학부모, 운영위원회에 의견을 물었으나 모두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배구부 창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운동부를 창단한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더 크다. 지원을 한다하지만 나중에 문제가 생겨 지원이 끊길 수도 있고, 만일 우리 중학교에서 배구부를 창단 한다 해도, 향후 고등학교에서 특기자로 진학을 못하면, 또 아이들은 좌절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홍천군을 배구 고장으로 만들어 중학교, 고등학교, 홍천군청 실업팀까지 운영한다면 충분히 창단을 할 수 있지만, 다음의 대책을 세우지 않고 급하다고 단발성 창단만 요구하면, 결국은 아이들만 상처를 받고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견해다.

더구나 요즘 체육계 문제로 전국이 들썩이는데, 여자 선수들을 관리하는데 여간 힘든 게 아니라는 학교 측의 입장이다.

남산 초 졸업생 어머니는 “아이가 배구를 원해 지원해줬는데 중학교를 진학하면서 운동을 못하게 돼 안타깝고 속상하다. 아이도 졸업해서 운동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을 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운동 때문에 경기도 등 멀리 갈 수도 없는데다 멀리 보내고 싶지 않아 마음이 복잡하다. 홍천관내 중학교에서 배구부를 창단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남산초에서 배구선수로 활약하다 올해 졸업해 중학교 입학을 앞둔 용다정, 남은서, 김다빈 3명의 선수는 그간의 훈련과 기량이 물거품이 될 위기여서 더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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