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천리 주민들 결의문 발표

홍천의 양수발전소 유치를 반대하는 화촌면 풍천리 주민들이 9일 결의문을 통해 결사적 반대를 천명했다.

이날 투표장에서 발표한 결의문에는 풍천 1, 2리, 구성포리, 야시대리 주민은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한 음모로 진행되는 주민투표를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투표장 점거 농성으로 투표는 무산됐지만, 홍천군의 기만적인 양수발전소 유치 획책은 군수와 지역 몇몇 토건족들, 그리고 몇몇 자본가들, 그들의 손에 놀아나는 홍천 군수는 그들의 배를 채워주고 불리기 위해 주민 찬반 투표라는 미명하에 발전소 유치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며, 직접적 피해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풍천리 주민과는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투표를 하겠노라고 일방적으로 발표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주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그들의 절박한 마음을 전했다. 결의문 전문에서는 생존권 위협에 고통받는 풍천리 주민을, 경제적 이익이나 계산을 하는 주민과 함께 묶어 진행하는 주민투표 방식은, 수백 년 아니 수천 년 전부터 풍천에서 시작돼 구성포로 흘러드는 계곡을 두고 삶의 공동체를 형성해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이 계곡을 지켜온 주민들을 서로 시기하고 미워하게 만들고 말았다. 지역 주민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이간질을 일삼게 만든 것은 지역 주민의 이기심이 아니고 군수의 탐욕스럽고 혹독한 정치에서 비롯된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옛말에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2천년도 더 된 말을, 우리는 지금 21세기 홍천군에서 생존권을 위협받으며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군민의 화합과 군민의 안전과 군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군수가 오히려 군민의 인심을 사납게 만들고 바로 옆 지역의 주민이 반목하고 싸움을 하게 만들고 서로 갈등을 심화시키는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홍천 군수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주민투표를 취소하고 생존권의 위협으로 발전소 저지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주민들의 의사를 받아들여 본래 풍천리 주민에게 약속한 발전소 유치 취소를 이행하고, 가혹한 정치에 대해 사과하고 주민에게 석고대죄 하는 것만이 그나마 혹독한 정치로 시달려온 주민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군수로서 땅에 떨어진 권위를 되찾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또 주민투표의 유의미한 투표수, 투표율 등등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진행 했 다. 발전소 유치를 획책하고 있는 홍천군이 주도적으로 계획 및 진행하고 홍천군이 개표를 주관해, 촛불혁명으로 일어선 대한민국의 유치원생도 알 수 있는 삼권분립의 가장 기본적 민주적 절차도 무시해 도덕성과 신뢰성이 바닥에 떨어졌다. 정상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홍천군은 주민투표라는 미명 하에 자행하고 있음을 모든 군민이 알고 있다.

따라서 풍천리, 구성포리, 야시대리의 발전소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은 민주적 절차나 정당성 없이 진행되는 주민투표를 홍천군이 자발적으로 취소할 것을 주장하며, 주민투표가 진행될 경우 죽을힘을 다해 저지할 것을 선언한다.

한수원은 풍천리에 건설되는 양수발전소가 1조 2천억 사업임을 내세워 홍천에서 유치를 홍보하고 있다. 한심한 것은 군민이 뽑은 홍천의 군수가 마치 한수원의 하수인이나 노예처럼 한수원의 논리를 그대로 앵무새처럼 떠들고 있다는 것이다. 군수의 그런 무책임한 발언이 홍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지역민의 생존권을 말살하며 수천 년을 함께 살아온 지역민의 갈등과 이기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1조 2천억 공사임을 주장해도 홍천 군수는 ‘1조 2천억 공사’라는 표현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모르는지, 알고도 떠벌이고 다니는 것인지, 그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1조 2천억의 거의 대부분은 홍천군과는 전혀 관계없는 곳에 사용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예를 들자면, 가장 비싼 발전소의 핵심 시설인 발전기, 발전 터빈은 홍천군에서 제작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상부 댐과 하부 댐을 연결하는 연결통로를 만드는 장비 역시 홍천군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예를 들자면 길이가 300미터, 400미터가 넘고, 높이가 70미터, 100미터가 넘는 댐의 설계를 군청 앞에 있는 건축사무소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홍천 군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댐 건설에 사용될 엄청난 분량의 철근을 홍천군에서는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을 아무리 어리석은 군수라도 모를 리 없다.

거듭 예를 들자면, 댐 건설에 사용될 엄청난 양의 시멘트도 홍천군에서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댐 건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모든 것들이 홍천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1조 2천억의 거의 대부분은 홍천 이외의 지역에서, 그것을 투자라고 하면 투자가 되고, 소비라고 표현하면 홍천 이외의 지역에서 소비가 되고, 경제적 효과라고 하면 홍천 이외의 지역에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1조 2천억 공사 운운하며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홍천 군수는 홍천 군민을 기만하는 것이며, 더 이상 홍천 군수로서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홍천군의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군민의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홍천 군수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반면, 1조 2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만들어 내는 환경파괴 등의 고통은 모두 홍천이 아닌 풍천리 주민이 감당해야 한다. 댐이 들어서면 수십만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데, 그 나무들은 그동안 풍천리 주민들의 생계를 유지시켜 준 잣나무가 대부분이다. 풍천리 주민의 생존 그 자체인 것이다.

댐은 풍천리 주민의 삶과 행복과 주거의 공간 그 모두를 송두리째 빼앗아간다. 댐이 건설되면 누구나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100여 미터에 달하는 댐 절벽을 한시도 빠짐없이 하루 종일,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일 년 열두 달을 보고 살아야 한다. 죽을 때까지 엄청난 규모의 댐을 보면서 그 댐을 머리에 이고 삶을 살아야 한다. 그 누구도 그 어떤 이유로도 풍천리 주민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이런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나아가 전국에서 쓸어 모은 1조 2천억 발전소가 건설되면 풍천리 뿐만 아니라 홍천군 구석구석 곳곳에 풍천으로 연결되는 송전선로가 얽히고, 설키며 철탑에 목을메고 지나갈 것이다. 그 철탑은 누구의 집 앞으로 어느 마을의 앞산으로, 어느 마을의 뒷산으로 지나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한수원이며 한전이며 홍천 군민을 농락하는 저자들은 지금 철탑과 초고압 송전선로가 어디로 지나갈 지에 대해서는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다물고 있다. 발전소가 건설되는 과정에서야 철탑과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곳을 말할 것이다. 저들은 홍천 군민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고통을 한 번에 발표하면 이 사업을 진행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발전소 유치를 반대하는 풍천리, 구성포리, 야시대리 주민은 생존권을 한순간에 빼앗아가는 이런 발전소 건설을 도저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먹을 것이 없어 풀을 뜯어 먹고, 나무 껍데기를 뜯어먹으면서도 목숨을 유지하고 삶을 지탱했던 삶의 공간이 물에 잠기고는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칠십, 팔십 삶을 지탱해온 집과 논밭을 물에 빠트리고는 더 이상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자들이 지역 발전을 운운하며 발전소 유치를 찬성하고 있다. 그들은 발전소가 유치되지 않아도 언제나 떠나고 싶으면 떠날 수 있는 자들이다. 그런 자들의 손에 풍천리를 지켜온 사람들의 삶이 일그러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 놈들의 그 가혹한 통치하에서도 삶을 유지시켜 준, 삶의 전부인 이곳을 물속에 빠트리고 어디론가 이주해 살아야 할 수몰민에게 홍천 군수는 ‘오히려 지역민에게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라는 말은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망언을 쏟아내고 돌아다니고 있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 속에서도, 70년대 80년대의 혹독한 경제 개발 논리 속에서도 고향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온 주민을 수몰시키면서, 군민의 알 권리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를 앞세워 발전소 유치를 획책하는 홍천 군수의 행정을 더 이상 그대로 놔둘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생존권을 위협받는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양보할 것도 없다. 발전소 유치를 막아내는 것만이 우리의 삶과 생존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약속을 번복하며 일부 토건족과 일부 자본가의 배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 홍천 군수는 당장 지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고, 유치 취소를 선언하는 것만이 땅에 떨어진 군수의 권위를 그나마 회복하며 군수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이행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풍천리와 구성포리, 야시대리의 발전소 유치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은 유치가 취소될 때까지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일 것이며, 군수가 최소한의 책무를 하지 않는다면 주민에게 더 이상 필요 없는 군수를 몰아내는데 앞장설 것임을 밝힌다.

홍천 군수는 지역 주민간의 갈등과 이기심을 고조시킨 명분도 없고, 비윤리적이며 삼권분립의 가장 민주적 절차도 거치지 못한 주민투표를 당장 철회해야 함은 물론 주민 간 갈등 해소, 나아가 지역 주민 화합을 통한 지역 발전을 위해 지금 당장 피해 지역민들에게 사죄하고 대화를 시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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