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화염으로 2도 화상, 녹아내린 헬멧에도 인명구조

[오주원 기자] 헬멧이 녹아내리는 화재 현장에서 뜨거운 화염을 뚫고 3살(남)아이를 구해낸 소방관들이 있어 홍천지역에 칭찬이 자자하다.

지난 28일 오후 5시경 홍천읍 H 빌라 나동 가정집에서 가스렌지 취급부주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신고를 받은 홍천소방서는 화재 진압대와 구조대를 즉시 출동해 진압대원 및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화재는 거실 및 베란다 양방향으로 화염과 연기가 분출돼 열기로 인한 내부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구나 화재 현장에 아이가 있다는 말에 인명구조 2개조 4명, 진압 2명이 1개조로 편성, 진압 팀의 엄호를 받으며 진입해 연기와 열기로 시야확보의 어려움 속에 인명검색 하던 중, 안방으로 진입한 구조1팀(소방위 김인수, 소방교 김덕성)이 이불위에 쓰러져 있는 아이를 발견, 보조마스크로 산소를 제공하며 밖으로 안고 나와 119구급대에 인계했다.

화재 현장의 모습과 녹아내린 헬멧 (사진=강원소방본부)

홍천119구급 대원들이 아이를 인계받았을 때는 호흡은 가능했지만 의식이 없었고, 이후 이송 중 아이는 경련과 구토 증상을 일으키는 위급한 상태였다.

이에 응급처치를 한 여소연(소방사)대원은 의식확보를 위해 산소투여, 심전도 검사, 기도 내 흡인(suction)을 실시하며 쇼크에 대비해 자동제세동기(AED) 패치 준비 등 응급처치를 실시해 성심병원 도착 전 의식을 회복했다.

특히, 아이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화재진압 및 구조대원을 엄호하던 홍천소방서 박동천 소방장이 안전장구를 착용했음에도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고, 착용했던 헬멧이 화염에 녹아내려 뜨거운 내부 열기를 실감케 했다.

홍천소방서의 화재 진압대와 인명구조대의 신속하고 빠른 대처로 소중한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해낸 것이다.

한편, 화재 현장인 H빌라는 402호(소실면적 105.6㎡) 주택내부 및 동산물을 태운 뒤 진압됐지만, 홍천 소방서는 화재 발생의 원인은 재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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