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천2리 수몰되어도, 식수댐 조성하면 찬성하겠다
풍천리 주민들, 김재근 의장에 파격적 방안 제시
식수댐 건설..상수원보호규제 해제로 홍천발전 효과
주민들, 홍천군은 한수원에 이 제안 요구해달라 요청

홍천 양수발전소건설과 관련해, 15일 오후 풍천리 주민대표들은 홍천군의회 김재근 의장에게 '양수발전소를 추진하려면 풍천2리까지 확대해 홍수조절용 식수 경영댐을 함께 건설해 줄 것'을 제안했다.

전기를 생산하는 양수발전소 외 또 다른 홍수조절용 식수 전용 경영댐을 건설하면 풍천리 주민들은 반대 하지 않고 깨끗하게 풍천리를 떠나겠다는 것이다.

식수 전용 경영댐을 건설하면 화촌면, 내촌면, 동면, 남면까지 연결해 풍부하고 깨끗한 물을 내려 보낼 수 있고, 따라서 수십 년 간 상수원보호 제한구역에 묶여있던 규제가 해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풍천2리까지 수몰되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홍천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이 방안을  홍천군이 한수원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홍천군이 정말 홍천군민과 홍천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물을 계속 가둬두는 양수발전소 외에, 우기 때 물을 담수하고, 가뭄 때 물을 내려 보내는 상수원 전용 댐을 건설해 규제도 풀고, 장기적으로 홍천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수몰되는 풍천1,2리 주민들은 더 이상 반대를 하지 않고 떠날 것이다. 군은 우리가 나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달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억울하게 희생하는 보람이 없다. 그리고 피해 주민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환경만 파괴하는 발전소 건설만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우리들의 이 같은 제안을 군이, 또는 한수원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중앙언론을 통해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우리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려 끝까지 싸울 것”임을 강경하게 밝히고 “홍천군과 의회는 홍천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 주민들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김재근 의장은 “홍천은 물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댐을 건설해 우기 때 담수해서 홍천 군민이 식수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좋은 제안이지만, 지금 당장 답을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군수를 만나 주민들의 제안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재근 군의회 의장과 면담하는 풍천리 주민들

전기생산 발전소보다, 홍천 발전에 도움 되는 식수전용 댐 설치로 해법찾아야

주민들의 제안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실현가능한 방안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양수발전소만 설치하면 10년도 못가 홍천강의 물이 마르고 오염될 것은 자명한 일. 어차피 홍천에 물이 모자라 나중에 또 댐을 조성해야 할 상황이면, 발전소를 건설할 때 같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상수원 제한 구역 해제와 홍천강의 풍부한 수량을 활용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1석2조가 아닌 1석 5~8조를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허필홍 군수가 지난해 취임식 때 공약한 ‘홍천강 르네상스’에 부합하고 홍천군과 주민들 모두 명분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 제안이다.

근시안적 안목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면서 1조원을 갖고 홍천군이 직접 사업을 추진하면 모를까, 한수원이 직접 추진하는 사업은 홍천발전에 보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홍천군은 양수발전소를 유치하면 홍천에 1조원이 풀려 관광과 함께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된다는 근시안적 안목으로 발전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180억원의 정부지원금이 홍천군에 들어온다고 하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볼 때, 전기를 생산하는 양수발전소는 관광이 되지 않을 뿐더러, 발전소 건설 단계에서 홍천에 풀리는 돈이 과연 얼마나 될지..그리고 홍천군이 그런 셈법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부의 국책사업은 자재나 장비, 전문인력 등이 한 팀이 되어 외부에서 들어오고, 홍천의 건설사는 거기서 떨어지는 소량의 콩가루만 챙길 수 있는 사업이어서, 결코 홍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도 팽배하다.

또 일자리가 발생된다고는 하지만, 발전소를 운영하는 전문일자리 보다는 경비 등 허드렛일을 하는 소수의 작은 일자리만 주어질 것은 자명하다.

때문에 전기 생산 발전소는 해당 주민들의 피해만 가중되고, 결국 고통은 홍천군민의 몫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은 강제로 발전소를 추진한 홍천군을 두고두고 원망하며 욕을하게 될 것이다.

6년 전 국토해양부에서 화촌면 야시대리(지르메재) 댐이 건설되면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 시켜준다는 약속을 했지만, 소수 주민의 반대로 이 사업은 군의회에서 보류됐고, 현재까지 지르메재 댐 사업은 보류된 상태다.

이 때와 비교해 홍천군이 피해 주민들 다수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양수발전소 건설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만일 댐을 건설하려면 전기 생산용이 아닌, 진짜 홍천에 필요한 식수 경영 댐을 해야 한다.

이제라도 홍천군은 근시안적 행정 말고 장기적이고 대승적 차원으로 접근해 주민들이 정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상세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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