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만 홍보한 맥주축제..젊은 층 공략 실패
찰옥수수 축제, 맥주에 밀려 힘 빠진 축제로 전락
도로 위 1000인 음악회..땀으로 얼룩진 고난의 공연

비가오는 날씨에도 맥주축제장에서는 공연이 이어졌다.

홍천군이 지난 28일 끝난 여름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자평했다.

지난 24일 열린 제3회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와 26일, 제23회 홍천찰옥수수축제에 덥고 궂은 날씨와 장마철 폭우로 인해 다소 걱정은 했지만 많은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고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최 측인 재)홍천문화재단은 폭우로 인해 부교존과 강변 임시주차장의 일부를 사용할 수 없었으며, 많은 인파를 소화하지 못한 토리숲의 협소함과 침수로 인해 강변 하부 주차장을 쓰지 못했지만 주차장의 부족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서 정작 지적된 문제는 한 번에 4가지 축제와 공연을 동시다발로 진행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은 몰론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혼선을 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상청에 알아봐 장마철을 피할 수도 있었음에도, 축제기간을 장마철에 정했다는 것도 문제로 삼고 있다.

맥주축제(24일)와, 홍천찰옥수수축제(26일)를 2일 간격으로 진행하고, 27일에는 전국무궁화축제, 홍천군민의 날, 전국민요대회, 1000인 음악회 등을 이날 하루동안 추진해 관광객들은 축제 제목과 정체성을 모른채 그냥 휩쓸리듯 다니면서 한곳에 집중을 하지못했다는 후문이다.

홍천군과 주최 측은 축제를 동시에 진행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번 축제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동시에 개최하는 축제는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맥주&옥수수축제

화려한 하이트 테라의 광고판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는 타이틀에 맞지않게 하이트 맥주로 도배를 해놔 하이트 맥주축제로 전락했다. 물론 홍천지역에 하이트 맥주공장이 있어 일견 이해는 가지만, 축제장에 하이트 상표를 내건 시설물과 맥주 판매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맥주를 즐기려는 젊은 층의 공략에 실패했다는 여론이다. 젊은층을 겨냥해 wet댄스 대회와 힙합공연, 버스킹, DJ공연, ROCK공연 등을 펼쳤지만, 상대적으로 맥주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맥주축제라면 적어도 수제맥주나,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타 맥주, 세계맥주 등의 판매장을 조성해 맥주의 참맛을 비교하며 취향과 선호도에 맞는 맥주를 골라 마시며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점을 간과했으며, 하이트 맥주가 독점하다시피 간판을 내걸어 축제장이 하이트 홍보를 지나치게 해줬다는 것이다.

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예인들을 대거 섭외해 계속되는 공연으로 별빛을 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도 주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장마로 인해 별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주로 낮에만 진행된 찰옥수수축제는 맥주축제에 밀려 다소 힘 빠진 축제가 됐으며, 축제장에서 홍천의 찰옥수수의 맛을 볼 수 있는 코너나 부스가 따로 없어, 옥이미지선택수수 판매장으로의 역할만 했을 뿐이다. 따라서 축제를 동시에 하면 어느 한 곳은 기울어지는 형국을 초래했다.

홍천 1000인 음악회와 전국(홍천)무궁화축제

홍천정명 1000년의 원년인 되는 올해 이를 기념하기 위해 홍천군이 야심차게 준비한 홍천 1000인 음악회도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관람객의 수가 연주자와 합창단보다 더 적었으며, 대부분 공무원과 주최 측, 공연장인 꽃뫼공원 인근의 시장상인들이 연주를 관람한 것으로 나타나 홍보가 제대로 안됐다는 지적이다.

또, 공연을 위해 시내 중심도로를 23시간 교통을 통제해 혼잡을 유발했으며, 공연당일은 비가오지 않고 기온만 올라 장마철 높은 습도로 인해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상황이었는데, 한여름 하루종일 달궈진 아스팔트가 저녁때가 되어 그 복사열이 그대로 올라오는 대로에 연주자들을 앉혀놓고 음악회를 개최, 대부분의 연주자와 합창단들은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공연을 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홍천1000인 음악회가 열린 꽃뫼공원 앞 대로의 연주자들

그 뜨거운 대로변에 앉혀놓고 왜 그렇게 소개할 기관단체장이 많은지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미리 살수차를 동원해 도로에 물을 뿌려놓든지, 아니면 선선한 가을에 하며 더 좋았을 것을... 그래도 연주자들은 무더위를 이겨내고 훌륭하게 공연을 마쳐 모든 이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북방무궁화수목원에서 열린 전국(홍천)무궁화축제는 학생들과 지역민을 동원해 치러진 형식적인 행사로, 이날 역시 오후 4시의 무더운 날씨로 인해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과 주민들의 지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루에 4개의 행사를 치르다 보니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치루는 행사는 어쩔 수 없이 뜨거움과 무더움을 감수하면서 진행자와 참여자들만 고생시키는 고난의 축제가 됐다는 비난과 함께 동시에 진행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렇듯 동시다발로 치러진 한여름의 무더운 축제는 어느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한 산발적이고, 정신없는 축제로 시너지효과보다는 오히려 반감이 들게 하는 축제로 진행돼 풀어야 할 문제로 남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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