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미술관 일원 역사문화예술타운 조성사업 간담회
역사문화 예술을 배제하고 미술만 확장한다..강한 비난
절차 밟아 역사와 모든 예술 함께 하자..용역수정 요구

옛 홍천군청 자리(현 미술관)에 역사박물관이 들어오고 홍천미술관은 시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됐다.

아울러 홍천에 역사박물관이 꼭 있어야 한다는 전반적인 여론도 함께 나왔다. 홍천정명 1000년이 넘었는데도 역사박물관 하나 만들지 못한 홍천군의 행정에 대한 비난과 함께 대책이 나온 것이다.

7일, 홍천미술관 일원 역사문화예술타운 조성 기본계획 간담회가 홍천미술관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용역을 맡은 위드컬처의 설명에 이어 진행된 간담회에는 미술협회회원과 향토역사학자와 위원회 회원 등 30여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위드컬처는 용역자료에서 현 미술관을 이용한 역사와 예술에 대한 타운을 조성해 관광지로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하지만 홍천문화원의 향토사학자와 향토문화연구위원 등을 비롯한 미술협회 회원들 다수는 현 미술관 자리에 역사박물관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진행된 용역자료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

특히, 이번 역사문화예술타운 조성사업에서 미술관련 사업이 90%를 차지해, 다른 예술인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그동안 예술인을 비롯해 일반인들도 몰랐던 홍천미술관 일원의 역사문화예술타운 조성사업에 홍천군이 밀실행정으로 밀어붙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군이 간담회를 공개로 전환해 이날 회의를 개최했다.

위드컬처가 용역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역사학자 강대덕 박사는 “홍천은 세계최초로 중석기 시대 유물이 나온 지역이다. 기본적으로 홍천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용역을 했다. 그리고 미술을 비롯한 음악, 무용, 문학 등 전체적으로 균등하게 못하고 절차상 문제가 있다. 예술이라면 공정하게 해야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김영진 미술작가는 “홍천정명 1000년이 넘었는데 홍천에 역사박물관이 하나 없다는 게 상당히 창피하다. 미술관은 역사성이 없어도 된다. 오히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미술관이 들어갈 자리는 홍천 전통시장 안이 적격이다. 장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미술을 감상하면 시장도 활성화 되고, 시장의 품격이 더 높아져 여러 가지로 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향토문화연구회 동언우 위원은 “홍천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역사박물관이 필요하다”며 “현재 미술관으로 사용하는 옛 군청 건물과 의회사무실 주변은 관동지 및 옛 홍천읍지에서 옛 관아터로 유추할 수 있고 과거로부터(고려~조선)현재까지 행정의 중심지로 홍천역사의 정체성을 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술관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사사자삼층석탑(보물 540호), 삼층석탑(보물 75호) 등 보물 2점과 주위 석물지에있는 탑의 부재 등 이것만으로도 훌륭한 야외 박물관으로 손색이 없고, 주위에는 등록문화재인 홍천성당과 홍천향교가 있고, 홍천중학교와 고등학교, 농고, 초교가 위치해 있어 학생들의 접근성이 용이해 역사박물관을 통해지역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피력했다.

김기중 예총회장은 홍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에 더부살이를 하는 서러움을 호소하며 “미술협회는 예총의 산하단체인 6개 지부의 하나다. 그런데 예총에 말도 없이 다른 예술 단체를 배제하고 미술만 키우려고 한다. 미술만 있는데 왜 예술이라고 하냐, 차라리 미술조성사업이라고 하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간담회에 참석한 미술협회회원과 향토문화위원회 관련 위원들

이에 대해 이광재 홍천문화재단 이사는 “2014년도에 아무도 거들떠도 안봤던 이곳에(현 미술관 자리) 미술관이 필요해 여기에 자리잡았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젊은 사람이 갈데가 없는 홍천에 미술을 통해 활성화하는데 기여했다. 연봉에 향토사료관이 있음에도 그걸 활성화 못하면서 여태까지 박물관하나 만들고 못하고 이제와서 미술관을 내놓으라고 하냐”고 반박했다.

전장수 홍천미래연구회 회장은 “미술관 주변은 주택이 더 많아 어르신들이 많은 반면, 젊은 사람은 아파트 밀집지역인 연봉에 더 많다. 그리고 당시 이곳에 박물관을 안한 것은 홍천군과 문화원의 실수였다. 그렇지만 미술관이 들어올 자리도 아니었다”며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제자리에 맞는 것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이곳은 미술관 등록도 안된 장소 아니냐”며 재 반박했다.

석도익 향토문화연구소 위원은 “이 사업은 역사와 문화를 이용해 미술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뿌리인 역사가 주가 되고 미술만 아닌 다른 예술도 함께 커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건숙 전 미술교사는 “미술과 관련된 내용이 90%이상인 것 같다. 나도 미술하는 사람이지만, 기본적으로 역사를 안고가야 한다. 더 중요한 건 미술이 아닌 여러 예술이 함께 가야한다”면서 “역사박물관이 없는 홍천이 아이들에게 정말 창피하다”고 말했다.

정혜례나 미술협회 회원도 “우선 기본계획 등 사업에 대한 절차가 잘못됐다”지적하고 “박물관을 하기 위해 갑자기 미술관을 달라고 하는 것 같아 황당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박물관으로서의 위치와 정당성에 상당히 타당성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날 홍천군이 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아직도 이 사업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역사전문가와 예술인들이 많아 향후 공청회 등을 통해 홍천군민이 참여하고 알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홍천군민의 혈세로 군민을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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