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 생태환경 조사 안하고 양수발전소 유치
주민들, 풍천리 1등급 생태환경 지켜달라 호소
허군수, 환경영향평가에서 문제되면 사업 못할 수도..

홍천군 허필홍 군수와 풍천리 주민들이 마주앉은 모습

홍천 양수발전소와 관련해 26일, 허필홍 군수와 풍천리 주민들이 홍천군청 재난상황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풍천리 주민과 허 군수의 이번 만남은 지난 4월 주민들의 군수실 점거 이후 8개월 만이며, 지난 18일 군청 주차장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9일 만에 성사된 간담회다. 이날 간담회는 관련 공무원도 참석해 군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주민을 지키고, 지역을 지키고, 환경을 지켜줘야 할 홍천군이 한수원에서 홍보하는 것들을 대신하고 있다” 지적하고 “양수발전소 건설비 1조2천억원이 마치 홍천에서 소비되는 것처럼 허무맹랑한 말을 하고있다”고 비난했다. 극히 일부 금액만 제외하고 결코 홍천에 서쓰여지는 사업비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10여종의 천연기념물 서식 확인과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의 환경이 발전소 주변 외 수만평이 더 훼손되는데, 주민 동의도 없이 군이 유치 신청을 하면서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에 홍천군은 “부지 선정 당시 한수원이 발전소를 착공하려면 당연히 조사를 해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군에서 따로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항의하는 풍천리 주민들

정부가 규정한 환경에서 한수원이 선정한 3개지역중 유일하게 홍천만 생태자연도 1등급이 수 만평이나 되는데다, 얼마전 주민들에 의해 확인된 천연기념물 등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민들도 하는 생태 환경을 홍천군은 한수원만 믿고 따로 조사하지도 않았다는 답변이다.

이어 주민들은 “홍천군이 양수발전소로 관광화를 한다고 하지만 막대한 예산과 환경피해 주민피해에 대비해 가성비가 많이 떨어진다. 풍천리는 발전소가 아니더라도 마을의 자연을 갖고도 얼마든지 관광을 자원화 할 것이 많다”며 풍천리의 자연생태계와 주민들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허필홍 군수는 “3년 후 공사가 본격적으로 되기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것이다. 만에 하나 이 과정에서 기관의 조사와 전문가들이 환경에 문제가 된다고 하면 발전소를 못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군에서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홍천군이 “그동안 풍천리 주민들을 무시했다”며 허 군수의 사과를 촉구했다. 양수발전소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고발하는 등 주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며 하소연 하고, 직접 풍천리를 찾아 주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허필홍 군수는 “풍천리를 찾아 가려고 했다. 그런데 일정상 가야 할 시간이 안됐다”고 해명했다.

허필홍 군수(왼쪽두번째)와 관련 공무원들

송전탑 문제에 대해 주민들은 “송전선로가 홍천을 지나가지 못하도록 한다는 서명을 했는데 발전소를 건설하게 되면 전기를 공급하는 송전선로는 홍천을 지나지 않고 어디로 가냐”고 항변하며, “나중에 또 말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이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항의했다.

홍천군과 풍천리 주민 간의 갈등은 봉합되지 못한 채 서로간의 입장만 전달한 간담회는 1시간만에 마무리 됐다.

따라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홍천군은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달래주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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