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군수, 청사 유치 성명서 발표 몰랐다

임시회장에서 김재근 의장과 의견 대립
홍천군은 제2혁신도시 유치에 총력
군의회는 도청 청사 유치에 앞장

홍천군의회와 홍천군이 엇박자 행정으로 맞물리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삐그덕 거리는 소리를 내며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다.

17일, 홍천군의회가 임시회를 통해 강원도청 청사 홍천으로의 이전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를 놓고 홍천군과 마찰을 빚었다.

허필홍 군수와 부군수, 그리고 국장 등 집행부가 사전에 군의회의 성명서 발표를 알지 못해 일어난 마찰이었다.

허필홍 군수는 군의회의 성명서 발표를 전혀 모르고 임시회에 참석해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성명서 발표를 보류하자는 뜻을 비쳤다. 지금은 제2 혁신도시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도청 이전 결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청사 이전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재근 의장은 “군의회가 집행부의 의견에 따라 움직여야 하냐, 도청청사를 홍천으로 유치하는 것도 중요한 사항”이라는 의견을 내세웠고, 30여분 간 집행부와 의원들 간 협의를 거쳐 결국 성명서를 발표, 허필홍 군수와 집행부의 불편한 심경은 감출 수가 없었다.

임시회가 중단된채 회의를 하고있는 허필홍 군수

홍천군 도청유치보다는 제2혁신도시 유치에 총력 

허필홍 군수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주 도청과 춘천시를 방문해 제2혁신도시 방안과 도청 청사 이전에 대해 듣고왔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도청이 이전을 할지 아니면 춘천에 존치를 할지에 대해 결정 된 바가 없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성명서 발표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총선 이후에 방향이 정해질 제2혁신도시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시급하고 타당하다”고 말했다.

제2혁신도시 유치를 위해서는 홍천의 정주여건상 춘천시의 도움을 받고 함께 협력해야 유치가 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는 춘천에 있는 도청유치 성명서는 맞지 않는다는 견해를 내세웠다.

하지만 군의회 모 의원은 “제2혁신도시 유치도 중요하지만 다른 시군에서 발 빠르게 도청유치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데 우리 군만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발표한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군의회가 견제도 하지만 소통을 통해 협력할 것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집행부(홍천군)와 홍천군의회는 행정절차와 사업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12일 간담회에서는 홍천군이 복합문화센터 건립 변경 계획안이 행정처리가 잘못됐음에도 불구하고 군 의회에 상정하자,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이날 오전 간담회를 파행, 집행부의 사과를 받은 후 오후에 간담회를 속개하는 사태가 발생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년 전 쯤인 지난해 3월 임시회에서는 집행부가 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성의없이 제출해 군의회 차원에서 임시회를 보이콧 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 일련의 사태는 홍천군을 견제하면서 협력도 해야하는 홍천군의회가 기강이 해이해진 공무원들에게 군의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집행부를 견제하는 기구인 홍천군의회는 그동안 간담회나 임시회를 통해 홍천군 행정을 지적하고 질타하며 바로 잡고자 노력했으나, 집행부의 관행이 쉽게 바뀌지 않아 군의회가 강경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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