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농경문화에서 사라진 소리 아직도 홍천에

홍천의 농촌마을인 동창마을에 봄기운이 가득한 가운데 지난 15일 들판에 겨릿소의 겨리질과 소모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랴, 어서가자. 이제 봄이 왔으니 어서 농사를 짖자구나. 이랴 이랴...”

전덕재 밭갈애비(79・내촌면 물걸리・소 모는 사람)의 구성지고 삶의 애환이 담긴 애달픈 인생노래가 울려 퍼진다.

홍천은 겨리(쟁기)에 안소와 마리소의 두 마리 소로 농경지를 가는 전통이 있었으나 현재는 코뚜레를 한 소나 밭갈이를 하는 소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덕재 옹만이 유일하게 밭갈이 소를 키우고 있다.

5년여 전부터 전석준(홍천읍), 김형중(화촌면), 한재수(동면), 조성근(화촌면) 씨 등 밭갈애비들이 전통 농경문화의 맥을 잇기 위해 자체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해마다 봄이면 첫 밭갈이 보내미를 시작으로 수회 관객없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전덕재 옹은 “소도 안 하던 일을 하니 힘들겠지만 밭갈애비들도 나이들어 거의 사라졌고 이제 몇몇 남은 나이 든 사람들도 없어지면 사라지는 전통 농경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들인 홍천군민대상 문화예술부문을 수상했던 전상범 문화활동가는 “소가 들판의 풀을 먹을 줄 몰라 멍을 씌울 일도 없어진 세상이 됐지만 전통 농경문화가 때론 보존되기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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