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의 각오 편

스트레스와 생식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기관에서 쥐를 가지고 실험을 했다. 일정한 공간 속에서 온도와 먹이 등 생존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암수 한 쌍의 실험용 쥐를 키웠다.

생육하기 좋은 조건인지라 이 쥐들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개체수가 늘어나자 점차 공간이 비좁아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 쥐들은 서로 싸우기도 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하면서 스스로 개체수가 줄어들더라는 것이다.

‘소셜 스트레스’ 에 의한 영향으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은 줄어들고 불임 능력은 늘어났던 것이다. 그 후로 실험용 쥐들의 개체 수는 감소하였고 그에 따라 어느 정도 여유공간이 생기게 되니, 서서히 본래 상태로 회복되더라는 결과였다.

이렇듯, 모든 생명은 외부 환경조건이 생존 임계점을 넘도록 변할 때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에 스스로 개체 수를 감소시켜 변화에 적응함으로써 씨가 말려 지구상에서 없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농촌에서 흔히 경험하듯이, 잡초의 번성이 매년 똑같지 않다. 생존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종류의 잡초는 더 잘 적응하는 잡초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충격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지구촌 인류의 삶의 모습을 바꾸도록 요구하고 있다. 생존문제 앞에서는 사상이나 이념이나 제도문제는 사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거의 불가역적인 변화를 맞아야 하는 것으로 확신하기에 사회과학자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인류를 ‘신 인류’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다. 사람이 주도하는 혁명이나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쟁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고 해서 ‘신 인류’라고 까지는 표현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번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은 우리 인류에게 가해지는 미증유의 심각한 충격임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심각한 도전을 맞아 어떻게 변화하고 어떻게 적응해서 살아 남을 것인가? 절체절명의 생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우리의 생활 모든 영역에 걸쳐서 변화의 파고는 밀어닥칠 것이고, 과거에 누렸던 관습이나 생활패턴으로 완전하게 되돌아가기는 어렵기에, 과거 삶의 모습이 우리 인류 공통의 추억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갑자기 뜨거운 물이나 찬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육체적인 준비운동이 필요하고, 그 준비운동을 하기 이전단계로 마음의 각오를 다져야 하는 것처럼, 먼저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과 행복의 기준을 원점에서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처음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꿈 같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평소 상상치 않았던 사고를 당했을 때, 처음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지만 정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과정, 즉 충격-부인-분노-포기-수용-자기혁신 이라는 절차를 밟으면서 적응해 나갈 것이다.

물론 혜택을 많이 누렸던 기득권층일수록 기존 제도나 관습에 대한 향수병을 심하게 앓겠지만 결국 적응해야만 한다. 앞으로 분야별로 삶의 변화행태를 예측하고 지혜로운 방법을 함께 모색해 보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먼저 우리가 가장 변하기 어려운 것이 종교와 사상적 신념이기에, 그리고 거기에 기초한 전통적 관습이기에, 난공불락의 고정관념부터 원점에서 생각해보는 충격적 화두를 던져본다.

절이 있기 전에 수행이 먼저 있었다.

교회가 있기 전에 로고스(말씀,원리,진리)가 먼저 있었다.

공동체가 있기 전에 개인이 먼저 있었다

윤영호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마음감옥에서 탈출하는 열쇠꾸러미’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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