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강의와 회의..시장구조의 재편성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준 가장 큰 역할은 접촉을 차단하는 마스크와 거리 두기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렇듯 전염병의 지속적인 확산이 멈추지 않는다면, 또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막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의 방식은 대면(對面)에서 비 대면(非對面)으로 더욱 확대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소위 언택트(Un-Contact)다. 언택트(Un-Contact)라는 것은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물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것을 말한다. 언택트 족이 늘어남에 따라 비대면 마케팅, 미대면 소비,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그에 부응하는 생활패턴도 점차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오프라인 강의가 축소되는 만큼 온라인 강의가 확대된다.

우선, 코로나19사태 이후 전국적으로 오프라인 강의가 대부분 취소되었다. 정규 학교에서 조차 화상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일반 다른 강의야 여북하겠는가? 얼마 전 필자도 서울 장충고등학교에서 실시한 화상강의를 위한 전국 강사들의 “원데이 캠프”에 초청되어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에 참석한 일이 있다.

지금까지 대면강의로 유명했던 강사들의 인기는 거의 폭망수준이다. 그래서 참석했던 전국 작가나 강사들은 줌앱을 통해 일주일에 한번씩 화상 회의를 하고 있으며, 앞서가는 강사들은 이미 전국 어디든 화상강의를 시작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존의 스타들은 뒷전으로 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간이 주던 권위나 위엄이 사라진다.

수많은 사람이 한 방향, 한 사람을 주목하여 훈시를 듣거나 설교를 듣거나 법문을 듣던 시절, 개인을 압도하는 웅장한 공간, 군중의 일률적인 집단행동과 집단의식에 따라 감히 개인의 솔직한 의사를 표현할 수 없었던 무언의 권위와 억누름은 점차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작은 공간 여러 곳에 비 대면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외부에 보이는 모습으로 권위를 유지하는 시대는 점차 사라지게 되었으니 새로운 가치와 방법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무리하게 외형적 확장에 올인 했던 조직이나 공동체에게는 기존 가치들이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택배 시장과 배달주문구매가 전반적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코로나19가 심각했던 때에 외국에서는 마트에 줄을 서고 사재기 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우리는 줄서기와 사재기가 없었다. 외국인이 잘 모르고 있는 실질적인 요인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 비교적 잘 발달되었던 온라인 시장과 택배배달 체계였다. 시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인터넷이나 방송쇼핑을 통해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했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반대로 굴지의 대형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의 매장은 한산했다. 매출은 폭락했고, 감원에 이어 매장 폐쇄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대로 아마존 같은 세계적인 온라인 판매망은 상대적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인간세상에 변하지 않고 영원한 것은 없다.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 될 수 있다. 그래서 무상(無常)이다. 어쩌면 그러하길래 삶의 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현재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너무 집착하며 머무르지 않는 것이 순리다.

 

철학자 사르트르는 무상(無常)의 좋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영속성이 없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역설적인 이야기다.

 

지금 익숙한 것에만 너무 애집하지 말자. 내게 익숙한 것들이 예측 못한 순간에 없어지거나 중단될 때에는, 마치 나의 일부가 사라진듯한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를 너무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펼쳐질 미래를 전향적으로 설계하고 의연하게 그 길을 걸어가자.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즐길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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