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씩 마감해보는 삶의 행복
하루씩 마감해보는 삶의 행복
  • 윤영호 주필
  • 승인 2020.08.1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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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너무 복잡해서 탈진 직전이라면 하루씩 마감하는 삶을 한 번 살아보세요. 내가 또 다시 내일을 어제처럼 맞이할 수 있을 것인지는 사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니까요. 밤새 안녕이라고 하더니 폭우와 산사태로 살던 집이 흔적도 없이 없어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죽을때가 되면 원한도 원망도 정리할 때입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그 때가 가장 정직한 순간이니까요. 그래서 죽을 때가 되면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뒷정리를 깨끗이해야 편안한 마음으로 미련없이 떠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매일 죽는다면 이런 것들이 매일매일 정리될 것이며 죽음을 통해 진정 삶의 소중함과 애틋함을 매일 느낄 수 있을 거구요.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새로 태어날 수도 있고 태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오늘 죽었다가 동이 트고 새로운 해가 떠오를 때에 내가 새롭게 그 아침해를 맞으며 태어난다면 이는 새로운 희망입니다. 공짜로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어제에 얽매일 필요조차 없는 새날, 새 선물입니다.

만약, 어제 밤에 든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정리가 되었으니 청산해야 할 일이나 미련이 남아있지도 않을 거구요.

뿐만 아니라, 그 다음날 아침, 기상과 함께 태어나는 순간, 나는 엄청난 부자입니다. 새로 애쓰지 않아도 이미 친숙한 친구들이 준비되어 있고요, 편한 잠자리와 함께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일자리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사랑받을 수 있는 낯설지 않은 가족이 곁에 있을 수 있습니다. 함께 노래하며 즐길 수 있는 연인도 있을 수 있고요. 멋지게 입고 나갈 옷도 몇 벌은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겠습니까?

하루씩 마감하는 삶이라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하루동안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어찌 가난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낯설고 어설픈 행성이 아니라 이미 친숙하게 적응된 지구행성, 이 땅과 하늘이 준비되어 있는데 어찌 고향 같은 포근함이 없겠습니까?

이렇듯, 하루하루를 깨끗하게 마감하고 하루하루를 새롭게 맞이 하노라면 결국 긴 인생도 이렇게 심플하고 담백하게 마감되지 않겠습니까?

힘들고 갑갑하십니까? 하룻동안입니다. 즐겁고 유쾌하십니까? 그것도 하룻동안입니다.

하룻동안 살 것을 그렇게 아둥바둥 집착하며 원수 만들지 않아도 되고요. 하룻동안 누릴 수 있는 복인데 어찌 느끼지 않고 흘려 보낼 수가 있겠습니까? 주어진 행복도 느껴야 내 것이고, 준비된 물건도 주어야 선물이며, 가슴속 마음도 나누어야 사랑입니다.

이렇게 내려놓는 빈 마음, 가난한 심령이 되어 가끔씩 우리 인생을 대청소 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정신의 대사증후군에서 해방되기 때문에 오히려 장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수하지 않는다 해도 괜찮습니다. 하루씩 마감하는 삶이니까요.

행복은 느끼고 감사한 만큼 내 것입니다. 은혜는 베푼 만큼 남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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