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밭들 8

빈집 장광에 놓인 금 간 항아리 빗물 고인 바닥에

밤이면 별과 달 들어와 글썽거리고

한낮에는 건달 같은 뜬구름 들어와 한숨 붙이다 간다

한때 고추장 된장 간장 담그며 뜨겁게 삭았던 적 있는,

이사 가는 자식들에 버림받은 뒤 홀로 남겨진 노인

천천히 자연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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