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표 “친일 최승희 사업 절대해서는 안된다” 반대
허필홍 군수 “군민의 뜻 따를 터, 심사숙고 하겠다”

[오주원 기자] 허필홍 군수가 지난달 26일 시정연설을 통해 밝힌 최승희 기념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사업은 홍천군이 남과 북을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목적을 두고 추진하려던 사업이다. 하지만 (사)독립유공자유족회(회장 김삼열)를 비롯한 민족단체가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최승희 기념사업 반대 집회를 여는 민족단체 회원들(사진=더뉴스24)

단체회원 70여명은 3일 홍천군청 앞에서 최승희 기념사업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일제 강점기 때 친일을 한 최승희 기념사업을 홍천군에서 추진한다. 이는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사업”이라며, 이를 저지하고자 피켓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료를 통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역사정의를 바로 세워 다가올 100년을 준비해야 할 이 중대한 시점에 홍천군은 친일민족반역자 최승희를 앞세우고, 그의 기념사업을 통해 홍천군을 발전시킨다는 역사적 범죄를 저지르려 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거스르고 민족정기를 짓밟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최승희는 무용이라는 명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서 일제의 침략행위를 적극 미화하고 선전했으며, 개인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 금액을 헌납해 일제의 잔혹한 신민통치 및 침략행위가 자행될 수 있도록 헌신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홍천군은 지역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모두 덮고 나라의 근간이 되는 애국심과 최소한의 윤리, 도덕마저 경제적 발전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한다는 있을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질책했다.

허필홍 군수와 단체 대표와의 만남 자리(사진=더뉴스24)

집회와 함께 단체 대표 20여명은 허필홍 군수와 만난 자리에서 “최승희 기념사업을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며 강하게 어필했다.

이에 허필홍 군수는 “홍천군민의 뜻에 따라 일을 하는 군수로서 이는 군민과의 약속이며, 향후 남과 북을 연계한 지역경제를 위해 사업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체 대표들은 “다른 사업도 찾아보면 많이 있을텐데, 왜 하필 친일을 한 최승희 사업이냐, 지난 2010년에도 이 사업을 하려다 여론조사에서 군민이 반대해 실행하지 못한 사업을 또 꺼내 들었냐” 반발하자, 허 군수는 “홍천 군민의 뜻에 따르고, 심사숙고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독립유공자 유족회를 비롯한 민족단체들은 홍천군이 최승희 기념사업을 계속한다면 온 국민과 함께 이를 저지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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