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 제안 여과없이 군의회에 올려
홍천군, 조례도 제정않고 예산부터 책정

홍천군이 지난 28일 홍천군의회에 제시한 조례안 중 공원에 놀이활동가 배치와 어린이놀이공원 운영협의회를 구성하는 조항에 대해 의원들 대부분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홍천군은 올해 11월 완공을 목표로 느티나무어린이공원, 남산어린이공원, 닭바위어린이공원, 꿈나무어린이공원, 양덕원1리어린이공원(신규) 등 5개소에 예산 23억 원을 투입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8일 열린 홍천군의회와의 간담회에서 홍천군 어린이공원 조성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천군 관계자는 우선 3명의 놀이활동가를 배치하고 차후에 7명까지 배치할 계획으로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놀이시설을 이용하게 하기 위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원들은 놀이활동가 배치와 어린이놀이공원운영협의회를 구성하는 조항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최이경 군의원은 “각 공원마다 놀이시설 이용현황과 대상자 등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을 조사해 보았냐”고 질의했다.

이에 홍천군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선 아직 조사를 해보지 않았다”며 “맘카페 회원들이 안전 등을 위해 놀이활동가를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는 맘카페에서 올라온 건의 사항을 홍천군에서 여과없이 군의회 간담회에 올려 문제로 거론됐다.

특히 놀이활동가 배치와 관련한 조례가 아직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천군은 놀이활동가 3명에 대한 6000여만원(1인 2000여만원*3인)의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최 의원은 “수요대상, 이용현황 등에 대해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어느 모임에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 일단 해보고 잘되면 확대하겠다는 계획안을 제시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추진”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방정기 의원은 “안전을 위해 놀이활동가를 배치하겠다는 것은 지금 조성 중인 놀이시설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인데 위험성 있는 놀이시설을 설치하고 인원을 배치하려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누가 하라고 하니 억지로 하려는 느낌이다. 어린이들이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면 안전을 위해 공중화장실에도 안전관리사를 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고 질타했다.

반면, 나기호 의원은 “놀아줄 사람을 배치하는 것이냐”며 “당연히 있어야 되는 것이고 안전관리 등의 기능을 할 것이며, 안전관리 차원에서 적절한 조례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제시해 의원들 간에 견해차이가 심각함을 엿보게 했다.

한편, 최이경 군의원은 “놀이활동가 배치는 어린이와 놀아주기 위해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어린이들이 놀이시설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방법 및 프로그램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놀이활동가에 대한 홍천군의 이해가 떨어짐을 지적하고 “누구를 위해 놀이협의체 구성을 하려는지 어느 정도 짐작은 간다. 낮 시간에는 대부분 대상자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기에 인원배치 등은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홍천군 관계자는 “의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놀이활동가 배치, 놀이협의체 구성 등을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간담회 질의와 답변에서 홍천군 일부사업이 몇몇 모임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카더라’라는 뉴스가 일정부분 사실로 나타나 이런 상황이 지속 확대될 경우 홍천군 행정력이 약화되고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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