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이 2018년 4억원을 들여 만든 홍천군지(洪川郡誌)가 누구한테도, 어디에도 내놓기 부끄러운 오류투성이의 군지로 전락했다. 그야말로 누구에게 홍천의 역사라고 소개하기도 부끄러운 계륵(鷄肋)이 되어버렸다.

백번 양보해 오탈자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역사를 왜곡하고, 인터넷에서 떠돌아 다니는 내용을 관심만 있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로 채워져, 과연 제대로 된 고증과 검수를 거쳤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중권의 지명유래에서는 홍천의 모든 마을 지명(괘석리 제외)이 일제강점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 만들어진 것처럼 마을의 역사를 왜곡했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홍천읍지는 우리 홍천의 역사가 아닌 듯 지명 유래에서 철저하게 배제시킨 것이다. 홍천읍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듯 거의 대부분 일제강점기 기록만을 인용했고 근거로 삼았다. 민족문화말살정책을 주도했던 조선총독부 기록을 말이다.

그래서 홍천 마을 지명의 유래는 형편없이 왜소해지고 초라해졌다. 길고 긴 세월 묵묵히 지켜온 홍천 마을의 역사는 2018년 한 역사학자에 의해 단칼에 베어졌다. 먼 훗날 홍천의 후손들이 2018년 홍천군지 지명유래를 읽는다고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글을 쓰는 이는 필자고, 읽는 이는 독자다. 필자는 ‘머리 속 생각’을 글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독자는 글로서만 필자의 생각을 읽는다.

군지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왜곡없이 편찬하는 기록물로 군지를 읽는 사람들은 군지의 역사를 정설로 믿고 있다.

행정관청에서 용역을 주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고증과 검증을 하고 집필해 필자의 생각과 독자의 받아들임이 일치해야 한다. 곡해의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 그게 기록물이다. 『홍천군지』는 기록물이다. 당시의 시대 상황을 올곧이 담아야 한다.

그런데 너무 많이 왜곡됐다. 이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4억원이라는 금액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그것도 군민의 세금으로 쓰여지는 군지여서 더 더욱 철저히 고증하고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엉터리 군지를 만들자고 혈세를 써야 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독자들은 이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더더욱 홍천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 혹은 1백 년이 지난 후 홍천의 후인들이 2018년 『홍천군지』를 읽는다면 어떻게 해석할까?

자랑스럽지 않고,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홍천군지를 만든 홍천군과 집필진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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