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 집 진출입로 위해 홍천군 예산으로 도로공사‥주민들 성토
홍천군 전 고위공직자 친인척, 땅 임대해 작약 식재, 보상받아

[오주원 기자] 홍천군이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에 도로 공사를 시행해 주민들은 ‘한 사람을 위한 도로공사’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홍천군은 지난해부터 내촌면 도관리 산164번지에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보상비 3300만원을 포함, 총 4억3000만원을 들여 현재 360m의 도로개설을 위해 포크레인으로 산을 깍는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지역의 주민들은 “공사하는 도로 주변에 인가가 없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는데, 공사를 하는 것은 특정인을 위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주민들에 의하면 도로가 연결되는 지점에 홍천군에 근무했던 고위 공직자의 친인척인 형이 살고 있는 집이 있다며, 이는 고위 공직자가 친인척의 집을 연결하는 진출입로를 만들어주기 위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도관리 도로개설 공사 현장

특히, 도로에 편입되는 부지에 고위공직자의 형이 땅을 빌려 지난해부터 작약을 심어 보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도로개설의 정보를 알고 있는 공직자가 있어 가능한 것으로, 어떻게 이곳에 길이 나는지 알고 약재로 쓰이는 작약을 심을 수 있냐는 것이다. 또, 한사람을 위해 홍천군이 막대한 공사비를 들여 도로를 개설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더구나 보상받은 작약을 도로공사 현장 바로 옆에 묻어둬 나중에 다시 식재해 판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런 일이 그동안 많이 있었다. 정보를 알고 있는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친인척에게 정보를 주고, 그들은 토지를 매입하거나, 빌려서 나무 등 약재와 식물 등을 식재해 보상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고 밝혔다.

홍천군 관계자는 “도관리 도로개설은 의혹을 받고 있는 고위 공직자가 홍천군에 오기 그 이전에 이미 계획된 것으로 관련이 없다”며 “토지와 작약에 대한 보상은 전체가 아닌 일부만 보상한 것으로 보상을 받지 못한 작약을 한 곳에 묻어둔 것 같다. 그리고 인가는 없어도 논과 밭 때문에 이곳을 다니는 주민들이 있어 도로를 개설하는 것” 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도관리 주민들은 “그동안 10년 넘게 하천 주변 비포장 길을 도로로 내달라고 홍천군에 수없이 요청했지만, 하천변에는 도로를 낼 수 없다는 답변만 해오던 홍천군이 지금은 산을 깍아 도로를 만들고 있는 것은 특정인을 위한 공사가 아니냐”며 의혹을 주장한 것이다.

한편, 지난해 7월 홍천군에 취임한 고위 공직자는 올해 10월 강원도청으로 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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