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사용하던 개인 물건을 집으로 옮겼다

그중에서도 아내가 주목하는 것은 탁상용 선풍기다

한참 뚫어지게 보더니 주방으로 모셔간다

사무실 컴퓨터 옆에 앉아 울적해본 적 없는 고마운 친구

지금껏 실컷 부려먹기만 했다

일찌감치 병원에 데려가 갈비뼈 깁스라도 해줄 걸,

날개 보호망 손만 대면 부서진다

그런데 서재에서 또 사용하고 있으니 얼마나 심한 욕을 해댈까

하지만 아직도 가래 끓는 소리 없이 잘 돌아간다

1988년생 18W다

자식들에겐 관심 없는 골동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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