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勝者獨食)~!

이긴 자가 모두 갖는다(Winner Takes It All)”는 세상이 정말 합리적일까요?

 

수컷 사슴은 뿔이 거창하게 뻗어 나가야 암놈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그 사회에서는 엄청나게 뻗어 있는 뿔이 영웅 수컷의 상징인 셈이지요. 그러기에 강자임을 드러내는 그 뿔은 여러 암컷들을 독식하며 군림할 수 있는 벼슬과도 같기에 뽐내고 거드름을 피울 만한 것입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좋을지 모르겠으나 천적을 만나게 되면 그 잘난 뿔 때문에 몸이 무겁고 나뭇가지에 걸려서, 제때 도망을 치지 못해 잡혀 먹고 만다는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고가 되어, 그 보상으로 부와 명성을 거머쥐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곧 일등목표를 향해 질주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확률도 별로 없는 일등을 향해 너무 지나치게 경쟁에만 매몰되어서, 더 중요한 행복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하늘의 별따기 같은 일등자리에 올라 승자독식으로 얻은 그 명예와 행복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지켜낼 수는 있는 것일까요?

 

일등을 하지 못한 이들은 너무나도 큰 보상의 간격 때문에 허탈하고, 일등을 한 자는 언제 그 자리를 빼앗길지 몰라 늘 긴장해야만 한다면, 로버트 H. 프랭크가 언급했듯이 경쟁의 종말은 과연 어떤 것인가요?

 

인류는 예민하게 비교하면서 화평은 깨지기 시작했고, 승자독식은 비교를 더욱 심화 시켰습니다. 결국 한 자리 뿐인 최고를 향해서, 또 지속될 수 없는 불안한 그 한자리를 위해서 모든 사람이 죽을 둥 살 둥 “경쟁을 위한 경쟁”을 하며 소중한 삶의 시간들을 다 고갈시킨다면,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순간순간을 누렸던 미물보다 무엇이 더 행복할까요?

과연 금메달리스트 한 사람이 은메달리스트 백 사람보다 더 중요하리만큼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사실, 금메달리스트와 은메달리스트의 실력차이는 극히 미미합니다. 그런데도 1등에게만 너무 집중하는 것은, 이긴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전쟁문화에 익숙해진 사회풍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TV드라마 “수사반장”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태왕 사신기” 등 당시 인기절정의 한국 드라마 대표작들을 연출했던 방송계의 거장 MBC 김종학 PD의 자살 소식을 오래전에 접했습니다.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승자였던 그에게 지난날 최고의 시청률, 최고의 인기도는 과연 무엇이었던 가요? “모든 것(Every thing)” 입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 입니까?

 

옛날의 그 화려했던 인기도(시청률)가 오히려 그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기에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을 버려야 했다고 하니, 한 때 정상의 승자에게 주어졌던 영광도 새벽 풀잎의 이슬에 지나지 않았음을 실감합니다.

최고가 되었기에 오히려 불행해진 사례를 우리가 역사속에서 너무도 많이 접하면서, 행복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가치에 대한 시야를 더 넓혀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일등만을 지나치게 떠받들어 우상으로 만들고 있는 요즘 시대경향을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상이 된 자신이나 우상을 떠받드는 백성이나 진실로 행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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