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출근하는 이른 아침,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요구르트 아주머니에게 던진 저의 인사 한 마디 였습니다. 이 분, 요구르트 아주머니는 평소 남의 회사에 출입하는 것이 미안하고 쑥스러워서인지, 1층 경비실로부터 각층 사무실에 이르기까지 보는 사람마다 안스러울 정도로 웃는 얼굴을 연출하며 인사를 하는 분입니다.

모든 사람이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는 것도 아닌데, 표정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눈앞에 보이는 사람에게 마다 이렇게 감정노동을 하면서 요구르트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이 분의 속마음은 어떨까? 하고 늘 그 심정을 헤아려왔던 터입니다.

저의 오늘 이 격려 인사 한 마디가 전해지는 순간, “아이쿠~, 정말로 고맙습니다.” 하고 대답하시는 이 분의 얼굴에서, 쑥스러움도 줄어들고 얼굴에 서려있던 불안함 대신, 안도감과 평안함으로 바뀌어 지는 모습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회사 직원들에게 원래 장사하셨던 이 분의 선배 아주머니께서 처음 우리 회사에 요구르트를 팔러 오셨을 때, 회사 건물에 오지말라고 제지하거나 업무에 방해된다며 인상을 찌푸린 사실조자 없는데도, 5층에 있는 제 방까지 찾아와 굳이 요구르트와 음료를 선물하려 할 때, “이렇게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정중히 예의를 갖춰 사양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우리가 먹고 살아가는 생계유지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화려해 보이지만 불안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남을 속이면서 돈을 버는 사람도 있고, 남을 협박하거나 등쳐서 먹고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판은 그럴 듯하게 걸고서도, 실제 내용은 자신의 개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온갖 추잡한 일을 저지르면서 살아가는 경우도 수없이 많습니다.

제가, 지금보다 젊었을 때는, 이런 부정직하거나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모습을 볼 때마다 울분을 토하곤 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짓이구나~”하면서 그 딸린 식구들 특히 자녀들을 생각하면서 웬만하면 이해를 하는 편입니다. 나이 들어간다는 증거 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지금도 변함없는 사실은, 비록 초라할 지라도 이 요구르트 아주머니처럼, 정직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면서 가족을 이끌어 가시는 분이, 겉은 화려하지만 속으로 추잡하거나, 앞에는 거룩하지만 뒤로 부정직한 모습을 감추며 그럴듯하게 연출하는 사람들보다 훠~얼씬 더 존경스럽다는 사실입니다.

모처럼 맑은 햇빛이 찬란하게 비치는 아침, 저의 작은 격려 한 마디에 이토록 행복해하시는 이 요구르트 아주머니를 보면서 저도 행복합니다. 화평은 작은 배려에서부터 시작되는가 봅니다.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공간이, 무겁고 어색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네요.

(이 글은 은퇴전에 있었던 내용으로 저의 책에서 발췌된 것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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