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보관소를 지나며 / 안원찬
자전거 보관소를 지나며 / 안원찬
  • 더뉴스24
  • 승인 2021.06.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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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은륜이 빛나던 자전거들
다 해진 엉덩이에 흙먼지가 누렇고
어깨뼈부터 다리뼈까지 온통
붉은 반점에 부스럼딱지
쩍쩍 갈라진 발바닥에선
밀반죽 같은 비듬들이 쏟아져 나와
하관을 기다리고 있다

한 시절 자전거로 먹고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짐받이용이라 불렀던 짐자전거
안장 높이 좌우 핸들에는
보조대 세 개씩 장착하고
넓고 튼튼한 짐받이에
쌀 두 가마니 연탄 수십 장 싣고
소주 콜라 사이다 박스 육 단 칠 단 쌓고
열 말들이 막걸리 나무통 싣고
이삼십 리 길 자갈 튕기며 언덕배기 오르던
이두박근 삼두박근
무쇠 다리의 억센 사내들

이제는 임종을 눈앞에 둔,
늙고 지친 가축들처럼
함부로 널브러진 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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