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저수지가
밤낮 쩡쩡 소리 내며 산고 치르고 있다
이 무렵이면 슬슬 봄맞이해야 할 시기
삼동에 쌓인 쓰레기 치우고
망가진 좌대 고치는 사이
많이도 따뜻해진 햇볕
낚시꾼 줄줄이 몰고 온다

한갓진 곳 찾아 진 치고 앉은 낚시꾼
지루한 득도에 이르다 보니
물고기도 자유롭지 못한지 줄담배 피워댄다
고요한 수면에 파문 일으켜야 할 낚시찌
낮 빠져나간 어스름인 줄 모르고
떡하니 가부좌 틀고 앉아 선정에 들어 있다
칠흑의 어둠 다 긁어모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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