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왔다가 목탁 소리에 귀 뚫린 진돗개
날마다 찾아와 무릎 꿇고 불공드린다
턱이 땅에 닿도록 절하는 법 배우고
목탁 채 입에 물고 목탁 치는 법 배우고
산그늘 두꺼워지는 저녁이 오면
싹싹 핥아 바리때 닦는 저녁공양 끝으로
산문 밖으로 나서는 진돗개
어쩌다 법사가 집으로 찾아가면
법문 들을 욕심에 넙죽 삼배 올리고
냉장고에서 음료수 꺼내다 주는 진돗개
전생에 사찰 이웃에 살았거나
스님 되고 싶은 거사가 환생하였다고
찾아오는 신자들 허리 굽혀 합장하면
꼬리 흔들어 화답하는 진돗개
목탁 속 검은 공 빼내는 수행에 전념한다고
승복 입고 염주 걸고 모자 쓰고
가사 바리때 받는 날 얼마 남지 않았다고
탁발로 토굴 찾아가 가부좌 틀 것이라고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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