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살 잡수실 때까지
막내 재롱에 장남 잊고 살던 당신은
기저귀 차고서야
며느리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꼬박 다섯 달째 누워 있던 당신은
그만 못할 짓을 했구나,
입 다문 지 사흘 되던 날 아침
‘아이고 나 어떻게’
마지막 소리치며 자지러졌습니다

피부 노래지고
가래 끓고
손발 차가워지고
허리 내려앉고
눈 뒤집히고
입 돌아가고
기억의 줄기와 조각 그리고
서걱거리던 지난날들까지
산산이 바스러지던,

죄 많은 세상이라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으시고
그 저녁,
붉게 토하는 노을 타고 가셨습니다
그토록 날 미워했던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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