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 / 안원찬
밤나무 / 안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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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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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터에 뿌리내린 밤나무가 있다 나이로 치면 족히 칠순을 넘었을 것이다 해마다 유월이면 진동하는 밤꽃 내로 지나는 여인들 콧구멍 실룩거린다 여섯 줄기 중 두 줄기가 말라죽었다 들떠있는 껍질 들추어보니 그 속엔 딱정벌레 풍뎅이 사슴벌레 등속 일가를 이뤄 바글바글 살고 있다 기신기신하면서도 이파리들보다 많은 밤송이 매달고 있다 추석 지나 양수 없이 사지 뒤틀어 핏물 든 알밤 울컥울컥 토해내며 지축을 흔들어댄다 그때마다 숲 속을 빠져나온 다람쥐들 몰려들고 마을의 개들이 짖는다 다산으로 수척해진 근골 바람 매 맞으면서도 나이테 하나 더 새겨놓은 율녀들 표정 없이 동안거에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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