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촌면 돼지농장 만내골 피해 주민들 박수로 배웅
주민들, 깨끗하고 좋은 환경의 마을 조성 기원

마지막으로 농장에서 돼지를 싣고 떠나는 운반차량

수년간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었던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 만내골의 돼지농장(송정)이 22일, 마지막 출고를 했다. 이에 주민들은 떠나는 돼지를 바라보며 환영의 박수로 배웅했다.

화촌면 송정리 만내골에는 돼지농장 3곳이 있어 인근 주민들은 악취와 파리떼로 한 여름에도 창문조차 열지 못하고 살아오면서, 극심한 피해를 입어왔다.

이에 주민들은 2017년 4월18일 대책반을 만들고 돼지농장들의 불.탈법 운영으로 인한 인근 토양 및 지하수를 극심하게 오염시킨 실태와 일상생활조차 하지 못하는 피폐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외부에 알리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홍천군과 농장주들을 상대로 농장폐쇄를 요구하며 수년이 넘게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었다.

그 과정에서 피해 주민들은 2년이 넘도록 많은 집회와 민관합동대책반을 통해 홍천군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한편, 농장 측들과 자진 폐쇄 합의를 추진한 결과 2019년 1월 말경에 2024년 3월 말까지만 운영한 후 자진폐쇄 하기로 극적인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텅 비어있는 돼지농장 내부

만내골 피해주민 대책위원회 이제국 위원장은 “농장주들이 농장 시설 건축물들을 철거하는 비용 부담이 워낙 많다보니 최종 합의를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됐었다”며 폐쇄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고자 피해주민 대책위는 홍천군에 철거 비용과 철거 업무를 해결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홍천군에서 이를 수용하며 극적인 폐쇄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합의된 기간(2024년 3월말)을 기다리며 살아오던 중,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유행되고 양돈농가들이 경영상의 애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자진 폐업하는 농장주에게 일정기간의 영업이익을 보상해 주는 폐업방침을 발표하자. 이에 만내골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송정농장이 폐업신청을 해 22일을 최종으로 사육중이던 모든 돼지들을 처분하게 된 것이다.

이제 송정농장은 시설 내 남아있는 분뇨 1400여 톤을 5개월에 걸쳐 처리 후, 폐업 및 홍천군 주관으로 내년안에 이 건축물들은 철거할 예정이다.

이제 만내골에는 가장 사육두수가 많고 환경오염과 민원 발생도 가장 많았던 돼지농장 1곳(2024년 3월말 폐업)이 남아있다.

떠나는 돼지를 바라보는 마을 주민들

피해주민들은 만내농장도 합의기간 만료 전에 정부 주도의 보상 폐업에 참여해, 하루속히 폐쇄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전했다.

이날 마지막 돼지들이 처분되는 자리에는 농장펴쇄 투쟁에 함께 했던 피해 주민들과 일반 시민도 함께 지켜보았으며, 농장주는 주민들에게 그동안 죄송했다는 말과 함께, 남은 과정에서도 최대한 피해가 적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주민들은 농장의 결단에 고마움을 전달했다.

이제국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가 있도록 애써 주신 피해주민들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폐쇄 합의에 협조한 홍천군. 홍천군의회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이런 결과의 과정들을 못 보고 돌아가신 2분의 피해주민도 생각나고, 2년 후 마지막 농장이 없어지면 만내골은 그 어느 마을보다도 공기좋고 깨끗한 마을로 탈바꿈 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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