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두 / 안원찬

- 긴밭들 6

2020-10-01     안원찬

장에 다녀오던 저물녘
별안간 진통 찾아와 콩밭에 들어가 해산했대서
돌림자 상相에 두豆자를 붙여 상두라 이름 지었다 한다

콩알 상판에다가 두부처럼 물러터진 아들이
강가에 매어놓은 배처럼 늘 조마조마했다는 청양댁

사업자금 내놓으라는 아들의 어깃장에
어떻게 제 태어난 본적을 내다 팔 수 있겠느냐며
눈에 흙 들어가기 전 어림없는 수작이라고
오늘도 고개 절레절레 흔들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