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여관방에 들어가 있는 상상을 해본다
낯선 여행지의 숙소가 아닌 도심 속
체액과 타액으로 범벅된 덩그런 침대
정사 뒤 허망한 열정 씻어내는 욕실
성급한 포옹에 이어지는 잠깐의 고양
숱한 이야기 쌓여있는,
두꺼운 커튼 조악한 패턴의 이불
남루한 청춘의 욕정 감추느라
딸꾹질하다 한쪽은 치근대고 또 한쪽은
눈 동그랗게 뜨고 뻗대다 결국
서툰 사랑의 생태학 싹 틔울 밤꽃 내음에
황홀한 열병 식을 줄 모르는,
초호화 스위트룸 아니어도 사랑 복종시킬 마력의 정글
취객같이 대낮에도 불콰하게 달아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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