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석 도 익

                         소설가   석 도 익
                         소설가   석 도 익

넓은 내가 흐른다 하여 홍천이라는 지명이 되었고, 백두대간 계곡 미약골에서 발원하여 홍천의 전 지역의 지천을 모아 흐르는 강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지명으로 강 이름이 된 홍천 강이며, 여기에다 더 뜻 깊은 나라꽃인 무궁화의 고장이 홍천이기에 홍천군민으로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홍천이 무궁화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일제강점기 언론인이고 교육자이신 한서남궁억 선생님이 자주독립운동을 하려고 모든 공직을 버리고 홍천서면 보리울로 낙향하여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무궁화보급운동을 펼치셨음으로 우리나라 근대역사의 무궁화에 발원지가 홍천이라고 할 수 있다.

선생은 일제강점으로 암담했던 시기, 하늘에 나는 기러기를 보고, 그 심정을 나타내는 시를 쓰신 기러기의 노래 끝 연에서 “너 낙심 말고 목적지 가라” 즉, “하늘 위에 한 분 계셔 네 길 인도 하신다”는 글과 같이 신앙으로 결단하고, 1918년 문중의 고향인 홍천 서면으로 내려와서 학교를 세워 후학을 가르쳐 조국을 일깨우고, 교회를 세워 민중을 계도하였으며, 무궁화를 심고 전국에 보급하여 한민족의 맥을 심어주고 민족정신과 주인의식을 불러일으키며, 항일독립운동을 선도 선행 하시다가 무궁화 사건으로 투옥되었다.

“나는 독립을 보지하지만 너희는 반듯이 볼 것이다.” “내가 죽거든 나무 밑에 묻어 거름이라도 되게 하라” 는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홍천군에서는 일제강점기 민족번영을 위한 교육과, 국론을 뭉치기 위해 무궁화를 보급시키고, 노래를 만들어 민족정기를 일깨운, 한서 남궁 억 선생의 애국애민선각정신을 선양하고 본받기 위하여 선생의 호를 따서 한서문화제를 1977년 (10월 7일 ~ 7일)개최하여 2008년(10.10~10.12) 까지 30회를 이어서 해마다 보완하고 발전시켜 왔으며 “무궁화의 고장”이라는 지역 별호(別號)까지 가지게 되었다.

한서문화제위원회라는 순수민간단체에서 주최하고 홍천군에서 후원하는 한서문화제는 중간에 축제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모든 축제를 총괄하다가 근자에는 홍천문화재단을 설립하여 재단에서 직접 개최하기도 했다.

태동부터 홍천군민이 모두 참여하는 한서남궁억의 얼인 나라사랑의 민족정기 발현을 목적으로 하는 한서문화제는 홍천의 고유문화 예술 체육이 어우러진 군민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그러나 한때 남궁 억 선생이 이등방문의 장례위원명단에 등재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친일 논란이 있었는데, 선생은 1933년 무궁화 사건으로 구속 됐을 당시 회유를 권하는 홍천경찰서장 에게 "내 나이 칠십이고 다 산 몸이 전환을 한다는 것은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니, 어서 법대로 할 것을 바라는 것뿐이오. 나는 죽더라도 조선 사람으로 죽겠소." 라고 일갈한 분인데 어찌 친일파란 말이 되지도 않는데도, 한서문화제에 대한 재고의 여론이 있어서였는지, 30년이라는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을 이어온 한서문화제를 폐지하고 2009(8.27~9.2)제1회 나라꽃 무궁화 축제로 개최하였다.

나라꽃 무궁화 축제는 주최나 주관 개최 내용 등이 한서문화제와 다름이 하나도 없이 그저 이름만 변경한 축제인 나라꽃 무궁화 축제를 10회(2017. 10.10~10.14) 까지 이어왔다.

축제가 지향하는 목적이 무궁화 얼인 만큼 한서정신과 동일함으로 굳이 역사성을 살려 회 수를 단절시키지 말고 이어갈 것과 무궁화 꽃이 없는 시기에 주인공이 없는 “무궁화 축제”라고 하는 것 보다는 무궁화 의 얼을 승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니 “무궁화문화제”로 수정할 것을 군민의 의견으로 수차 피력하여 결국 2018(10.6~10.9) 제 40회 나라꽃 무궁화 축제로 회수를 이어서 개최되었다.

어찌되었건 한서문화제로 30년 나라꽃 무궁화축제로 10년을 회수복원 제 40회(2019.10.5.~10.9) 나라꽃 무궁화 축제를 끝으로 코로나19 정국으로 얼어붙었다가 해빙되지 못하고 이마져 막을 내렸다.

앞으로 홍천에서 치러지는 무궁화 축제는 산림청 공모로 개최하는 전국무궁화 축제만 개최하게 되며 해마다 공모에 선정되지 못하면 이마제도 개최할 수 없게 되니 무궁화의 고장임을 자처했던 홍천은 그 맥을 이어가지 못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홍천의 축제는 홍천 산나물 축제 / 홍천 찰옥수수 축제 / 홍천강 별빛 음악맥주축제 / 홍천인삼 늘 푸름 한우 명품축제 / 홍천강 꽁꽁축제 로서, 먹고 마시고 노는 축제밖에는 없다.

축제나 문화제는 어설픈 경제논리로 돈을 세는 잣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축제나 문화제에 대한 예산은 낭비가 아니고 투자여야 하고 주민들이 경제활동을 통해서 수익을 얻어내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값진 부가가치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하여 화합하고 소통하여 얻어지는 풍요로운 정신문화와 지역정체성축척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돈으로 환가 할 수 없을 만치의 가치가 있는 것이며, 자연 발생되는 애향정신은 지방발전의 원동력이 되며, 홍천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널리 알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니 대단한 수익이 아닐 수 없다.

가뜩이나 존경이나 역사인식이 희박해져가는 현실에서, 홍천군민의 정신적지주가 되었던 한서남궁억 선생의 애국 애민의 숭고한 정신과, 우리국민의 가슴에서 피어나는 무궁화정신에서 생성된 문화를 육성하여 지역정체성축척하는 일에 지원을 단절시키지 말고 한서문화제나 또는 무궁화문화제로 복원하여 이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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