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학 연구 ‘이야기로 보는 홍천’⑩
정탄(町畽) 조원섭의 향토문화 보고서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보호수(保護樹)라는 이름으로 관리되는 나무들이 있다. 홍천군에도 군에서 관리하는 20그루의 보호수가 있다.

그러면 보호수는 무엇이며 어떠한 이유로 선정하여 관리되고 있는가? 보호수의 사전적 의미는 ‘풍치 보존과 학술의 참고 및 그 번식을 위하여 보호하는 나무’로 설명하고 있으며 농업용어사전에서는 ‘희귀한 수종이나 오래된 나무를 보존하기 위하여 보호하는 나무’로 기술하고 있다.

보호수의 지정은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제47조와 동법 시행규칙 56조, 57조에 의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 중 명목(名木), 보목(寶木), 당산목(堂山木), 정자목, 호안목, 기형목, 풍치목 등에 해당하는 나무를 선정하여 보호수의 지정구분 및 지정번호, 수목의 소재지, 구역면적, 소유자 또는 관리자의 주소, 성명, 지정수종, 수령, 수고, 가슴높이 지름 및 본수, 지정 년 월 일을 표시하여 관리하고 있다.

우리의 추억속에는 마을 입구나 마을 중심에 큰 나무가 있고 그 나무 밑에 정자나 의자를 설치하여 매우 더운 한 여름에는 그 그늘에서 쉬기도 하며 당산목이나 성황목이라면 날을 정해 제를 지내기도 하는 모습을 떠 올리기도 한다.

홍천군의 보호수는 8개 읍·면에 수령 100년에서 500년까지의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복자기나무 등이 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관리되고 있는데 그중에 몇 그루를 소개하고자 한다.

홍천군청 옆의 강원도 문화재자료 99호 홍천향교 경내 대성전의 좌·우측에는 보호수 1, 2호로 관리되고 있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330여년의 수령을 가지고 자라고 있는데 안내판에 의하면 1635년 향교가 현재의 자리에 이전하여 자리 잡았을 때부터 과거문헌 공생들이 과거시험 응시 때 합격을 기원하였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여 진다.

북방면 화계의 아래라 하여 칭하여진 하화계리 마을은 소단이(騷壇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자연부락으로 안골에는 수령 320여년, 높이 26m, 둘레 8.2m인 느티나무가 보호수 5호로 자리잡고 있다. 이 느티나무는 마을입구에 자리잡아 주민들이 마을을 드나들 때면 가족의 입신양명과 무병장수를 기원했던 장소로 맥을 이어왔으며, 해마다 가을이 되면 햇곡으로 제물을 차려놓고 제를 올리기도 하였다.

이렇듯 마을에서는 느티나무를 마을의 보호수로 생각하며 신성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나무의 잎이 일시에 활짝 피면 모내기가 순조로워 풍년이 들고 띄엄띄엄 피면 모내기가 늦어져 흉년이 온다고 한여 나무 관리에 정성을 다하였다고 전하여 진다.

동면 노천리 지금의 1야전수송교육단 인근 도로가에는 보호수 15호 느티나무가 수령 270여년, 높이 16m, 둘레 4.1m 당산목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이 나무는 약 270여년전 순흥 안씨(19세대) 세운이란 분이 홍천향교 느티나무 밑에서 어린나무를 옮겨 심어 정성껏 가꾸어 왔으며 어느날 현마부가 말고삐를 이 나무에 매어 놓았는데 갑자기 옆의 가지가 벌어져 말이 놀라면서 고삐를 끊고 말이 주인을 버리고 도망쳤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옆의 나뭇가지가 누워 자라고 있으며, 특히 봄철이면 나무의 잎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 해의 흉ㆍ풍작을 알 수 있기도 하였다고 한다.

북방면 북방리 화계초등학교 대룡분교장 뒤뜰에는 홍천군 보호수 중 유일하게 복자기나무(남부지방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가 보호수 20호로 수령 약 180여년, 높이 10m, 둘레 6.2m로 보호되고 있는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노목(미확인)이라고 하며 아주 고고한 자태로 자라고 있다.

남면 유치2리 군부대 울타리 안에는 2004년 9월 부대주임원사에 의하여 우연히 발견되어 군에 요청, 주변을 정리하고 보호수 21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수령 300여년의 소나무 연리목이 있다.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맞닿은 채로 오랜 세월이 지나면 서로 합쳐져 한 나무가 되는 현상을 연리(連理)라고 하며 연리목으로도 불리우는 연리지(連理枝)는 후한서 채옹전에 나오는 말이며 두 몸이 한 몸이 된다고 하여 부부나무, 사랑나무로 불리우며, 줄기가 연결된 것은 연리목으로, 가지가 연결된 것은 연리지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종의 나무가 맞닿아 있는 것과는 다르게 같은 종의 나무에서만 일어나는 완전한 연리를 보기는 힘들며 이 나무 앞에서 서로 손을 잡고 기도하면 부부간의 애정이 더욱 두터워지고 남녀간의 사랑이 이루어지며 소원 성취한다고 하여 부대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이 진급을 하거나 애인과 면회시 두손을 잡고 사진을 촬영하기도 하는 희귀목이기도하다.

서석면 고양산 650여m의 정상인근에 2007년 확인된 국내 최대크기의 무궁화나무가 자라고 있다. 홍천군은 우리 민족의 얼을 상징하는 무궁화의 고장으로서 국내 최대 크기인 둘레 7.7m, 직경 36.7cm, 높이 7.5m의 50 -100년의 수령을 가진 무궁화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이며 무궁화나무 주위에는 조그마한 동굴과 약수터가 있으며 그 전에는 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참고로 국내 최고의 수령을 가진 무궁화 나무는 최소 수령이 100년 정도라고 하며 둘레 1.45m, 높이 4m로 천연기념물 520호 지정되어 있는 강릉시 방동리 강릉박씨 사당의 무궁화나무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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