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은 스스로를 자를 수 없고, 손가락은 자신을 만질 수 없고, 눈은 자기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우리 눈은 밖으로 향해 있어서, 남의 모습만 보고 자신의 참모습은 볼 수 없지요. 나의 참 모습을 보기위해서는 나를 제대로 비춰주는 깨끗한 거울을 봐야 합니다.

그런데, 벽에 걸린 거울은 우리가 보고싶은 모습만 보여줘요. 내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화장하면서 거울을 보기 때문입니다. 성질 부리면서 더러운 인상으로 거울을 보지는 않잖아요? 비록 자신의 모습일지라도 험악한 모습은 보기 싫은 게 본능이니까요.

그렇다면 나 자신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객관적인 모습과 인격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거울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몸은 아니지만, 나와 가까이에 있는 정직한 이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살아있는 거울이라서 조건에 반응하는 요물입니다.

입 냄새가 심한 사람들은 누군가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알기 어려운데 그것은 그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신을 정확히 보기 위해서 나의 냄새에 익숙하지 않고 마취되지 않는 살아있는 거울에 비춰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나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내게 취하지 않고,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비춰보아야 할 나의 참 거울입니다.

하지만 그 거울은 감정을 가지고 있기에 기분 따라 변장을 하지요. 내가 위협적으로 보이면 전혀 딴 모습을 비춰줍니다. 내 위협에 공연히 상처받기 싫어서 지요. 그런 상황에 이르면 오히려 이 거울은 기분 좋은 모습만 왜곡해서 보여주는 요물입니다. 애정이 식었기 때문이지요.

진실로, 내 습관이나 성품이나 인상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보고 싶으신 가요?

그렇다면 내 가까이에 살아있는 사람거울(人鏡))을 소중히 여기세요.

내가 위협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내가 뇌물을 주어도 넘어가지 않는 신실하고 정직한 이웃을 말입니다. 혹, 기분 나쁘다고 해서 그 사람거울(人鏡)을 내동댕이쳐버린다면 하늘이 흔치 않게 선사해준 보물을 깨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하늘이 준 귀한 선물을 내다 버린다면 하늘도 나를 그냥 방치하지 않을까요?

모습이 흉하던 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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