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응어리진 내 마음 냉기를 녹이기 위해

맨발로 설산(雪山)을 넘어 불현듯 다가온다.

선과 악을 차별 않고 온 땅에 찾아온다.

올해는 나도 이 봄기운에 힘입어

꽃씨를 뿌려야겠다.

어디에다 무슨 꽃씨를 뿌릴까?

어떤 이는 언덕 위에 노란 꽃씨를 뿌리고

어떤 이는 정원 안에 파란 꽃씨를 뿌리고

어떤 이는 들판에 분홍 꽃씨를 뿌린다.

차라리 나는, 세상시절에 역류하여

칼 바람불어 차디찬 너의 가슴에

사랑의 꽃씨를 뿌리련다.

 

올 봄에 피어날 수도 있고

여름에 피어날 수도 있고

아니면 피어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너의 가슴에 뿌리내려 피어날 수만 있다면 그 꽃은

계절이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을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행여 피어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괜찮다.

내 심장을 담은 그 꽃이기에, 태어나지 않으면

사라지는 슬픔을 만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위안 삼으면 그만이지.

영원히 피는 사랑의 꽃~!

걸림 없이 피어나는 자유의 꽃~!

이 땅에 정말 영원한 자유의 꽃을 피우는 씨앗이 있을까?

 

~~~~~~~! 이내,

춘몽(春夢)을 꿈꾸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이 땅에서 영원히 피어있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야~ 이 바보야~!”

꿈속에 있는 나는 바보 같은 나를 볼 수 없듯,

꽃 향에 취해있는 나는 시간의 끝을 보지 못하고 있음이다.

사람이 닫은 문은 언젠가 열리고

사람이 열은 문은 언젠가 닫히는 것이기에

지금은, 그 문을 밀어야 되는지 당겨야 되는지

그것만 알면 되는 것이지 그 이상을 알려 하지 말자.

그 동안 나를 에워 쌓았던

온갖 생각과 사상과 시시비비를 내려놓자.

무거운 당위(當爲)의 겨울코트를 벗고

따뜻한 이 봄날엔

하늘이 내속에서 숨쉬고 있는 생명을 호흡하자.

푸른 나라로 연결된 무지개 다리를 건너보자.

너의 가슴의 냉기를 이기지 못해,

행여 피어나지 못하게 될지라도

그것을 뿌리고 가꿔온 내 가슴엔 피어있을 터.

그 꽃 향을 일곱 빛 다리 위에 뿌리며

약속된 나라를 향해 훠~어얼 훨 날아보리라.

원망도 좌절도 집착도 내려놓고

내 마음에 유연한 학의 날개를 달고

공간에 갇히지 않은 시간여행을 떠나 보리라.

 

그걸 위해서 나는 시방

상처를 딛고 영원히 피어나는 사랑과 자유의 꽃씨를

내 가슴과 너의 가슴에 뿌린다

너도 나처럼

이 씨앗을 품어주길 바라는 소망으로

나의 지성수(至誠水)를 함께 뿌린다.

너와 나의 가슴에 함께 뿌린다.

 

이 독백의 시(),

얼어붙은 동토(凍土)를 갈아 파종하는 농부처럼,

내가 오래 전에, 힘들어 했던 사람을 향해

증오대신 사랑의 씨앗을 심고 져 하는

반전의 각오와 애절함이 3월의 문턱에서 솟아났던 시(),

오늘 다시 한 번 나 자신을 다잡고 깨우는 목소리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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