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ing honestly in a world of lies is a Revolution.

어떤 개인회사나 조직에 처음 들어갔을 때, 그 조직에서 누가 힘을 가진 실세인지를 알아보는 팁은 의외로 간단하다. 규칙적으로 개최되는 회의 때에 가장 늦게 참석하거나 계속해서 지각을 하는데도 그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그 조직에서 힘을 가진 실세임에 틀림없다.

또, 누가 그 조직을 사랑하는 주인인가? 하는 것을 알아보는 방법도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돈 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공금을 내 돈처럼 아끼는 사람은 진정 그 조직을 사랑하는 주인이고, 공금을 주인 없는 돈으로 생각하여 자기 개인의 편익을 위해 사용할 명분만 찾는 사람은 그 조직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틀림없다. 한 마디로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는 팁이다.

공적인 조직에서 매년 혹은 격년으로 이런 저런 명분을 붙여서 공금을 가지고 유람성 여행을 떠나는 경우를 매스컴을 통해 간간히 볼 수 있다. 사실, 밝혀지지 않는 사례는 더 많을 것 같다. ‘내 돈이냐 네 돈이냐?’ 따지는 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공적인 주요자리에 앉아있을수록, 그 조직이 골다공증 환자처럼 부실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래 전에, 어느 공적조직에서 필자 자신이 재무관련 봉사일을 본 일이 있다.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에서 있었던 일이다. 특정 인사가 출장 세미나를 간다고  경비를 청구하길래 그 행사 일정 내역을 보니, 단 3시간 세미나를 하는데 2박 3일 일정으로 오성호텔에서 숙박하며 가족동반으로 배를 타는 유람까지 들어있었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이래서는 안 되는 일 아니냐?’고 물어본 즉, 그건 관행이라고 당당하게 답변한다. 한 마디로 개념 없는 반응이다. 함부로 말하지 말고 순종하라는 묵시적 압박임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관행을 따르자니 양심이 괴롭고, 양심의 소리를 따라 공적인 의를 세우 자니 관계가 무너지는 진퇴양난의 처지였다. 결국,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시자고 오히려 간곡히 호소하면서 공금을 지출한 적이 있다. 물론 년말 감사도 무사 통과되었다.

일반적으로 하는 감사는 대부분 요식행위가 많고, 구체적인 사례의 적정성 여부는 집행하는 당사자나 돈 쓰는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르게 되어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일이 감시할 시간도 마음여유도 실은 없다. 이것이 오염된 세상모습 빙산의 일각이다. 이렇게 비정상이 관행이 된 사회에서 정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혁명에 가깝다는 것을 실감했다.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정직을 말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도 그런 유사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며 비정상적 행태가 당당하게 남아 있다는 전언이다.  그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재정은 부실해지고  조직의 구심력도 약해져 이제는 구조적으로 어려워진 상태라는 소식도 함께 들려온다.  당연한 결과다.

지금 한국의 경제현실은 감내하기 어려운 거대한 파고에 직면하고 있다. 러우전쟁으로 파급된 에너지값은 턱 없이 올랐다. 음식장사하는 분들은 가스불 켜기가 무섭고, 회사 사무실 전기사용을 아끼지 않으면 경상비지출의 지속적증가를 감당하기 어렵다. 

심지어 숙박업자는 난방을 멈추고 영업을 중단한 집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금리는 내려갈 줄 모르고 오히려 올랐다. 몇 년새 한국의 금리와 역전되어 최근 가장 높은 이자율격차가 발생했다. 미국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높으면 금새 영향을 미치는 것이 주식시장의 불안이다.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면 부차적으로 영향미치는 것이 환률이다. 한화가치가 내려간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환률이 높으면 수입에 불리하고, 수출에 유리하지만, 그건 세계경제가 좋을 때 이야기다. 현재는 수출에 유리한 효과는 미미한 반면 수입에 불리한 효과만 크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현재상태에서는 난제만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공적 이자율을 계속 높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경기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식음료나 생활기본품목들의 전반적인 인상소식은 근심을 더해가지만, 우리는 대책없이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경기는 불황이면서 물가는 올라가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홍천이라고 해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외적으로 이토록 어려운 경제여건속에서, 살아남는 길은, 함께 절약하고 함께 고통을 나누면서 부도직전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구조조정을 하듯,  어려워도 꼭 지출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과감히 절약하고 혁신하여  돈을 아껴야 한다.  

그 아낀 돈으로 경제파이를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어 함께 사는 터전을 튼튼하게 하자는 것이다. 가처분 소득이 부족한 빈곤층에게 수혈을 늘려 생필품에 대한 구매력을 늘려주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지원예산이 부족하다면, 절감된 자체예산으로 홍천사랑카드 자금으로 전용하여 우리 지역경제의 불씨를 지켜내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비상시에는 비상경영 대책이 필요하다. 

지출되는 사항 긴박성과 필요성의 경중에 따라 이미 결정된 예산이라 할지라도 그 항목이동을 탄력적으로 고려해볼 일이다. 예산 늘리는 추경심의만 하라는 법이 있는가?  항목에 따라서 예산을 줄이고 늘여서 궤도 수정을 하면 안된다는 법이 있는가? 다만 전통과 관행의 노예가 되어 있을 뿐이고, 공동체에 대한 애틋함이 없을 뿐이다.  

적어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자부심이 살아있는 공직자라면, 그 무엇보다도 공적자금사용에 대한 정직성과 합목적성만은 강력히 세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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