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일 간 논란과 다툼으로 홍천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었던 풍천리 양수발전소 사업이 철회됨에 따라 그간의 갈등이 일단락 됐다.

풍천리 주민들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허필홍 군수는 21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양수발전소 공모에 포기한다고 발표해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었다.

대부분이 풍천리에서 나고 자라 반백살 혹은 60~70대가 넘은 주민들은 부모와 조상이 묻혀있고 자식들이 찾아오는 집과 터전을 잃을 위기에서 다시 평안한 생활로 돌아갔다.

항공에서 본 풍천천 지류(빨간 동그라미)

풍천천은 홍천강 지류 중 가장 맑은 천으로 수량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홍천강으로 합류하면 탁한 물을 맑게 해주는 청정한 지류를 갖고 있다.

만일 풍천리에 양수발전소가 건설돼 댐이 조성됐다면 자연훼손은 물론 풍천천에서 흐르는 지류가 막혀 홍천강의 자연정화 능력은 크게 떨어지고 수량도 현저히 줄어들어 얼마안가 바닥이 보이면서 빠른 속도로 강이 오염돼 군민은 보물과도 같은 홍천강을 잃게 될 수도 있었다.

홍천강이 예전에 비해 오염이 됐다지만 우리가 아끼고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홍천의 젖줄이자 아직까지는 청정함을 자랑하는 보물이다.

그래서 허필홍 군수는 지난해 7월 군수에 취임하면서 강을 중심으로 한 ‘신 홍천강 르네상스 시대’를 선언하고 공약에도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양수발전소가 건설되면 ‘홍천강 르네상스’는 끝내 이루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이 사업에 역행하는 것임을 허필홍 군수는 왜 몰랐는지...

그리고 지역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자연을 망가트리면서 자행되는 발전은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더 큰 피해로 돌아오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빨간 줄위로 수몰위기에 처했던 풍천리(춘천과 연결된 도로)

이제 시대는 변했다. 예전에는 강제로 자행된 행정력으로 울면서 터전을 떠나야 했던 과거의 사람들과 달리, 이제는 다양한 정보공유로 잘못된 행정은 따지고 문제제기를 하며 행동으로 이어진다.

처음부터 주민 동의나 합의 없이, 숨기려하면 할수록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어 질것이며, 그로인한 행정과 주민들의 갈등은 더 증폭돼 결국 주민은 행정을 신뢰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주민이 신뢰하지 못한 행정력은 주민들의 힘을 받지 못해 행정이 추진하려는 사업이 난관에 부딪혀 좌초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어느 사업이던 숨기려 하지 말고 첫 단계부터 주민에게 알리고 주민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함께 소통해야 군이 하고자하는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양수발전소 사업은 첫 단계부터 불통으로 진행된 잘못된 행정이었다. 이를 상기해 향후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더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