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철도 경제논리에만 매달릴 수 없다.

 국토부는 올해 7월까지 공공기관 2차 이전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당초 360곳에서 500곳 이상으로 늘어난다. 공공기관 2차 이전 범주가 기존 혁신도시에서 비혁신도시까지로 확대된 결과다.

정부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청사 신축이 아닌 임대 방식으로도 지방 이전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지방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인지 물먹는 하마, 계륵이 될 것인지는 오랜 기간이 지나봐야 나타난다.

연관효과가 얼마만큼 동반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최적화된 유치논리만 있고, 최적화된 정주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자칫, 인프라 없이 ‘10개의 서울’ 만들려다 기관 경쟁력만 약화되어 유치논리로 표방했던 경제논리는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JP시절 서울에 있던 특허법원이 대전으로 이전했다. 그런데 정작 특허법원에서 소송을 담당하는 판사나 변리사등 관계되는 직종의 사람들 대부분이 지금까지도 서울에서 살면서 대전까지 출장형식으로 일을 보고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장거리 출퇴근하느라 고속도로를 체증시키며 길바닥에 달러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정주여건이 뒤따르지 않는 선거 정치논리가 크게 작용했었다는 방증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2003년 구상됐고, 2013년 본격 추진됐다. 문제는 ‘두 가지 인프라’가 부족한데도 정부는 보내기에 급급했고, 지방자치단체는 받아들이기에 매달렸다는 점이다. 두가지 인프라는 무엇일까? 하나는 공공기관 직원이 머무를 정주 인프라다. 교육·의료·서비스 인프라가 현재까지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말 혁신도시의 텅 빈 거리가 아직까지 이어지는 이유다.

다른 하나는 해당 공공기관이 시너지 효과를 낼 지역의 산업 인프라다. 이런 ‘궁합’을 벽두부터 함께 생각하지 않고 정치적 치적 쌓기에 바쁘다 보니 곳곳에 허점이 드러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노무현 정부때 출발한 공기업 지방이전 시즌2가 시작되었다. 지방자치단체간 유치경쟁이 뜨겁다. 강원도는 한국은행.금융감독원등 32개, 광주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등 35개, 전남은 농.수협중앙회등41개, 울산은 한국지역난방공사등 21개, 전북은 한구투자공사등 40개 기관을 이전대상으로 선정하고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기관들은 지역의 기존 인프라와 큰 연관이 없어 기관 이전 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강원도는 헬스케어·관광산업을 위주로 공을 들였는데, 단순히 공공기관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산업과 동떨어진 기관을 유치하는 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송우경 산업연구원 지역정책실장은 “지역과 기관의 연관성이 있어야 지역경제 활성화, 업무 원활화라는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자, 이제 우리 홍천, 지역사회로 눈을 돌려보자.

홍천은 무엇보다 홍천에서 서울로 오가는 철도가 놓여지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 최대 이슈다. 주민의 100년숙원이 현실로 이루어지느냐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대통령도 약속했고,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즌2도 겹쳐 있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절호의 분위기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균형발전이 언제부터 경제논리로만 결정되었는가? 오히려 선거철 표심잡는 정치논리가 더 우세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조도 안되는 용문~홍천간 기존철도 연장 결정을 예타에만 매달리는 것은 온전히 경제논리만 가지고 따지겠다는 이야기 아닌가?

우리는 정치논리로써 우선 길을 터야 한다. 모든 게 때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대적으로 물 들어올 때, 논에 물을 대지 않으면 언제 물 대어 모내기 하겠는가? 100년만에 오는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것은 어리석음을 넘어 직무유기다.

외부적으로 그렇게 하는 한편, 우리는 안으로 경제논리로써 내실을 찾아 차근차근 빈틈을 채워야한다. 앞에서 공기업이 지방이전을 했어도 실패한 이유로 2가지 인프라부족을 지적했다. 정주여건 인프라와 공공기관 시너지효과를 낼 지역산업인프라다.

이 두가지는 절박함과 자구노력 없는 우리에게 외부에서 누가 대신 해주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뼈를 깎는 혁명수준의 혁신과 자정노력이 절대로 필요하다. 좋은 정주여건을 위해서는 낭비요소를 절대적으로 줄여서 그 힘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에 쓰여지도록 집중해야 한다.

명분에 따라서 방만하게 운영되던 예산을 실속위주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내부역량을 키우고 스스로 발전 잠재력이 있음을 외부에 알도로 해야 한다. 밖으로 울지 않는 아기에게 젓을 주지 않는 것 처럼, 안으로 스스로 돕지 않는자에게 하늘은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이 지난(至難) 하다. 갈 길이 바쁘다. 기업유치나 공공기관 유치도 그것에 따르는 고용효과를 포함한 경제유발효과를 꼼꼼히 챙기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야말로 지금은, 작은 것 가지고 키재기 하며 객기부릴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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