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번영회 이규설 회장

올 여름은 재난 수준의 장마와 폭염으로 사람은 물론 동·식물까지도 힘겹게 여름을 보냈다. 그리고 이제는 가을의 문턱에 있다.

지난 7월 집중폭우가 한반도를 뒤덮었고, 불행 중 다행으로 강원도는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예측할 수 있었다면, 그리고 대비할 수 있었다면 아까운 인명피해는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기치 못한 재난복구 비용이나 범 국가적 관리차원의 인프라구축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은행에서 무작정 화폐를 찍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나 회사나 가정을 막론하고 동일한 대책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암울한 소식이 전해진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적 물가상승 요인 등 이런 저런 이유로, 중앙정부에서 매년 지자체에 내려주던 교부금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지자체마다 8월 이후면 예산을 편성하고 지원받는 단체는 지금쯤 내년도 예산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때문에 여러 단체나 실·과별로 같은 종류의 사업이 중복 진행되는 것은 없는지?.. 굳이 돈을 들여야만 되는 사업인지?.. 기존 조직의 가동율을 높이거나, 행정조직에서 직영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었던 사례는 알고 있는지?.. 그 중 예산대비 효율의 비교우위는 어떠했는지?.. 분석해야 한다.

지금은 절박한 비상시기다. 그래서 기업들은 예년에 하던 관행을 깨고 원점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중점으로 예산을 짜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진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한다.

명분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다. 행사 사진 보다는 그 뒤에 있는 가시적 실적이 우선이다. 관행처럼 이어지던 것 중에서 불요불급한 것만을 선정해야 한다. 기존에 지원했던 지출예산에 대한 결과평가도 사심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 마디로 나라 돈이 아니라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간다고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그와 유사한 것이 기업마인드다. 기업이 부도나면 기업대표가 무한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것이다.

특정세력이나 단체가 아니라 다수의 군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인지?.. 민간부문의 지원에는 무엇을 바라고 어떤 변화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지원했는지?.. 사업을 통해 무엇을 해결했으며 결과는 있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 선심성 지원은 과감하게 잘라내야 할 것이다.

예산지원은 시급성, 공공성, 등 우선순위가 분명하지 않으면 절대로 안된다. 예산이 들어간 것은 반드시 진행과정이 투명하게 모니터링되고 통제될 수 있어야 한다. 예산집행은 선심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은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하고 사심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래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그러려면 발로 뛰면서 공부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인 집행기관이나 견제기능을 갖고 있는 의회나 쓴소리를 기분 나쁘다는 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내 살림처럼 걱정하면서 비상한 대책을 미리부터 세워 나아가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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