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 ‘詩 캐는 농부’가 있다. 바로 안원찬 시인.

홍천에서 초,중,농고를 졸업하고 한신대학교에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난 그가 40여년 만인 2014년 시인의 태가 버려진 고향 홍천에 다시 돌아왰다. 그리고 그가 태어나 살던 장전평리에 새롭게 터를 잡고 시를 캐고 있는 자칭 ‘詩 캐는 농부’다.

한신대 문예창작대학원에서 詩를 전공한 안원찬 시인은 논문으로 ‘귀가 운다-출구를 찾는 소리들’을 발표했다. 이후, 한전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직장을 정년퇴직하고 7년 전 귀향해,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농토로 농사를 지으며 흙과 더불어 詩를 캐고 있다.

시집 『지금 그곳은 정전이 아니다』 (2004년)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계간지인 『오늘의문학』 (2006년)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집 『귀가 운다』 (2016년), 시집 『거룩한 행자』 (2018년), 공저 『아름다운 동행 2』외 다수를 창작 발표하고, 논문으로는 『귀가 운다 - 출구를 찾는 소리들』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귀향해 펼쳐 낸 네 번 째 시집 『거룩한 행자』는 총 4부로 나뉘어 62편의 시가 담겼다. 특히 2부의 ‘긴밭들 연작 16편’은 시인이 태어난 장전평(長田坪) 1리의 옛 지명으로 `긴밭들'에 대한 <녹색의 향수>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이곳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보고 느꼈던 농촌 풍경과 옛이야기, 마을 사람들에 대한 기억들도 소환해 활자로 남기고 있다.

그리고 그이 시에는 우리네들의 삶이 녹아든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있고 더불어 흙에서 일구는 기쁨과 고통을 시로 승화해 표현되고 있다.

여기에 `좋은 친구-긴밭들7' 작품에서는 42년 만에 도회지 소음과 불빛에 쫓겨 귀향, 긴밭들의 어둠과 고요를 벗 삼아 살고있는 현재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시인은 일상의 지평에 놓여 있는 무수한 사물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그것을 통해 삶과 죽음, 기쁨과 애통, 희망과 허무, 욕망과 결핍을 읽어내 시로 풀어 놓았다.

`폐교' `비의 꽃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헛개나무' `백일홍' `방동사니' `눈발들' `냉이의 생존경쟁' `사랑의 매개자들' `등나무와 호박벌' `별꽃' 등 일상이 詩이고 詩가 일상이다.

각종 미디어와 매체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인터뷰를 한 안원찬 시인을 더뉴스24가 ‘詩 캐는 농부’ 라는 타이틀로 그간 발표했던 시인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함께 시인의 글에 심취해 주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그가 고향에서 문학(詩)의 꽃을 활짝 피우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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