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회 측, 자리 옮겨 반쪽짜리 토론회 개최
대책위, 홍천군과 의회가 나서라..강력 주장

연설을 하고있는 대책위 권성진 사무국장

홍천군번영회(회장 이규설)가 15일, ‘동해안~신가평 500kV HVDC 송전선로 건설사업’경과대역내 피해 주민들과의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홍천군 송전탑 반대대책위(이하 대책위)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토론회가 파행됐다.

주차장에서 집회를 한 대책위와 주민들은 토론장인 문화예술회관 대강당으로 밀고 들어와 반대의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번영회 측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며 일측촉발의 상황까지 전개됐지만, 다행히 몸싸움으로 번지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고있는 대책위와 주민들

홍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이날 토론회에서 대책위는 “홍천군과 의회가 나서지 않는데 왜 번영회가 나서서 토론회를 하냐”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백지화를 위해 함께 투쟁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토론회를 저지했다.

이에 이규설 회장은 “우리는 한전 편도 아니고 단지 피해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대책위의 강력한 반대로 토론회가 무산됐다.

토론회장 안으로 들어가는 대책위

결국 번영회 측은 새마을금고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피해 주민과 대책위원들이 불참함에 따라 일부 사회단체 대표들로 토론회를 개최 반쪽짜리 토론회를 진행했다.

대책위는 성명서와 자료를 통해 “범군민대책기구 논의가 위원장 들의 사퇴로 결렬됐는데 뜬금없이 번영회가 주민의견 수렴을 내세우며 일부 사회단체와 경과대역 이장 및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했지만, 25개 이장 중 23명의 이장이 토론회 불참을 선언하고 송전탑 백지화의 뜻을 분명히 밝힌 지금 한전의 선심성 관광에 다녀온 단체들을 모아놓고 주민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은 그 저의를 의심할 수 밖에 없으며, 주민의견 수렴이 아닌 지역 여론을 호도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번영회 이규설 회장과 대책위 간의 격한 말 싸움 현장

지난 14일 오후 번영회와 대책위가 만난 자리에서 대책위는 군수도 의회도 참석하지 않는 토론회는 대책위에서도 참여치 않겠다는 의견을 냈으며, 송전탑 문제에서 번영회가 손을 떼고 군수에 넘기고 빠지라고 요구했다.

홍천군과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책위와 함께 백지화를 외치며 투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책위 성명서에서 “주민피해 최소화라는 유령이 홍천군을 떠돌고 있다”면서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경과대역을 날치기 처리한 한전은 ‘주민피해 최소화’라는 그럴듯한 거짓말로 지역 갈등을 조장하고 홍천군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무력화 시키려고 혈안이 되어 돌아다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와 주민들이 토론회 장을 점령하고 송전탑 백지화를 외치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의 속셈은 뻔하다. 그동안 일관되게 입지선정위원회를 인정하지 않고 불참을 고수해 온 홍천군을 어떻게든 끌어 들여서 자기들 뜻대로 최종 경과지를 밀어붙이려는 것이다”며 “우리의 요구는 오직 하나, 홍천군에 송전탑을 단 하나도 꽂지 말라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민심이고, 지역주민 의견 수렴이다. 따라서 홍천군과 의회는 송전탑 백지화를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여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책위는 오는 28일,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5차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송전탑 결사 저지를 위한 투쟁의 수위를 점점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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