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학교풀들이 일어나 보건체조로 아침을 연다행글라이더가 되어 하늘을 나는 제비들울타리 아래 풀밭 돌며 훈장질에 바쁜 염소구구단 외우는 비둘기들어둠이 국수처럼 풀어지자달과 별들 연못에 내려와 시 쓴다풀벌레들 합창하고버짐나무 이파리들 시끌벅적 와르르 손뼉 쳐대고풍뎅이들 반딧불이 야간자율학습에열중이다
홍천의 주산은 석화산이고, 한 때 가리산의 공식 명칭은 기산이었다.홍천 면적 중 가장 넓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산이다. 네이버 지도에서 ‘홍천 산’을 치면 69개의 산이, 다음 지도에서 ‘홍천 산’을 치면 70개의 산이 나온다. 나열하기 조차 버겁다. 산이 곧 홍천이고 홍천이 곧 산이다.70여 개의 산 중 홍천읍지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산은 어디일까? 석화산과 팔봉산이다. 13개 홍천읍지 모두에 기록되어 있다. 석화산은 현의 북쪽 1리에 있으며 진산(鎭山) 혹은 읍기주산(邑基主山)으로 적었다. 진산은 주산(主山)과 같은 뜻이다.
소식 끊고 지내던 여인, 어느 날 불쑥 찾아와살가운 측근 되어달라며 끈질기게 졸라댄다바깥일은 고사하고 밥맛조차 앗아가고저만 챙겨달라 보채고 앙탈 부린다잊을 만하면 찾아와 생활 흩트려 놓는그녀의 강짜 날이 갈수록 드세어진다콧물이 내를 이루고 그렁그렁 가래 끓고눈알 튀어나올 듯 토해내는 기침삼백육십 개 뼈마디가 아근바근일백삼십억 개 신경세포 육백오십 개 근육동침으로 찔러대듯 콕콕 쑤셔댄다그녀 앞에 간절한 심정으로 무릎 꿇고생업까지 중단해서야 되겠냐고아무리 사정해도 콧방귀도 안 뀌던 그녀한 달포 내 생의 멱살 잡고 마구 흔들어대더니어느
2021년 4월 7일 서울특별시장 및 부산광역시장을 비롯해 총 20개의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를, 2022년에는 제20대 대통령선거 및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르게 되어 국민들의 관심이 정치로 향하고 있다.국민들이 가지는 정치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치’, ‘정치인’, ‘정치자금’ 등 정치가 들어가는 단어에는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특히, 정치자금의 경우에는 정치인들이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하여 처벌받은 사례가 언론에 끊이지 않고 나와, 국민들의 정치자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될 틈이
만약, 홍천에 홍천강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미약골에서 발원한 홍천강물은 홍천의 구석구석 400리를 굽이 돌아 북한강이 되고,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만나 한강이 되어 서해로 흘러 들어간다. 조선 시대 홍천은 그 강물에 배를 띄워 한양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해왔고, 홍천 특산품을 한양으로 올려보냈다.그렇게 생겨난 진리 나루새는 홍천의 관문이면서 경제의 중심지였다. 진리는 홍천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중의 하나이다. 홍천읍지 중 마을 이름을 처음으로 기록한 『여지도서 1757~1765』에 진리를 첫 마을로 소개하고 있다. 육상 교통이 발달하
1천둥과 번개의 스틱으로땅바닥 신나게 난타하는 빗줄기의 드럼 소리매일 밤 시원하게 꿈을 적신다하지만 눈뜨면 하늘은 요지부동달도 별도 마른 이야기꽃만 재잘재잘 피워댄다주물공장 용광로처럼 온 세상 지글지글 끓는다땅속 어미 거북새끼들 죄다 밖으로 내보냈는가논배미마다 다닥다닥 엎드려 있다2여우비라도 줄금줄금 내리면 좋겠다메마른 지갑에도 내리면 좋겠다메마른 가슴에도 내리면 좋겠다메마른 블로그에도 내리면 좋겠다치솟은 채솟값도 내리면 좋겠다개미들 이사하고 청개구리들 끌끌 끌끌 울어비구름 몰고 오면 좋겠다오랫동안 침묵했던 비가락국수처럼 내리 쏟아
오늘따라하늘에 별들이 또렷하고 앞산이 성큼 다가오는느낌이다 무덤이 훤하게 빛나고,베란다 창고에서 제상과 제기가 들어오고장롱 위에서 잠자던 병풍이 내려온다분주하게 준비한 제물이 진설되고 현관문 열어놓자지게질 쟁기질 호미질 낫질밖에 몰랐던 조상하얀 두루마기 입고 들어온다아파트 거실이 생소한지 주저주저하다가 마침내자리 잡고 앉으며 아이고시골집 갔다가 이사 온 집 찾느라 애먹었단다강신하자 제상 머리에 앉는다참신하고 축문 고하고 첨작하는 동안술로 목축이고 식사한다젓가락 내려놓는 소리에 숭냉 올리고지방 걷어 향로에 불사르자 현관문이 여닫힌다제
언젠가부터 내 몸속에 살고 있는 두더지퇴화한 눈 때문에 후각 청각이 더욱 예민해진 두더지는살아있는 생명체만 먹고 산다고 한다먹이는 머리부터 먹거나반쯤 죽여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두드러기는 허약체질을 좋아한다날씨가 흐린 날이면어김없이 몸속에 두렁을 파며 쏘다니는 두더지두더지가 내 생활을 관장한다요즘 정국이 수상하다곳곳을 들쑤셔대고뒤를 캐 동향을 보고하는 둥증상은 분분한데 실체가 없다우리 시대 두더지들은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여기저기 가렵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읍지는 그 고을의 이력서다. 읍지는 발행 당시 그 고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건치연혁(建置沿革)은 호적등본쯤으로 봐도 무방하다. 언제 고을이 생겼고, 어떤 이름으로 불렸으며,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30~40 글자 내외로 1천 년의 역사를 담아낸다.홍천읍지의 맏형 격인 『세종실록지리지』 홍천 편 첫 문장은 ‘洪川 縣監一人’이다. ‘홍천 현감이 1명이다.’로 시작한다. 다음 문장이 건치연혁에 해당한다.‘本高句麗본고구려 伐力川縣벌력천현, 新羅신라 改名綠驍개명녹효 爲朔州領縣위삭주영현. 高麗顯宗戊午고려현종무오 改洪川개홍천, 仍
독거는 독거다창틀에는 먼지가 덕지덕지 쌓여 있고천정에는 알록달록 지도가 그려져 있고벽 구석구석 갈라진 틈새마다시커먼 곰팡이가 피어 있다댓돌에는 시퍼런 꽃이 피어 있고마당에는 잡초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지붕에는 버섯들이 솟아 있고철 대문에는 붉은 꽃물이 흘러내리고 있다독거는 독거다이 모두는 늙음의 꽃이다어떤 모양으로 피든 어떤 색깔로 피든말없이 피었다가말없이 가야 하는 꽃이다저승꽃이다
키보드 위에 흩어져 있는 파편들손가락으로 툭툭 치면톡톡 튀어나와 종알종알 모니터를 점령한다제멋대로 엉켜 있는 놈들에게 구령 부친다‘백 미터 전방 축구 골대 돌고 와 일렬종대로 섯’열 명씩 끊어 끝까지 뺑뺑이 돌리는 선착순원고지 칸칸이 감옥이다수없이 감옥을 들락거리는 파편들원고지 속에서 머리 짓찧으며오랜 불면의 밤을 밝히고직병렬로 짜깁기된 문장들줄지어 나온다파편들이여외롭다 하지 말고육경六境과 천년만년 동고동락하라시도 때도 없이 짜깁기 당하며 살라
울음 더듬는 빛이 술병 조각에 베인 채자욱한 안개 짊어지고절룩거리며 되돌아가는 것은현세의 마지막 연출이다각자의 시나리오에 의해스스로 연출하며 닿는 곳곳마다전부가 무대이어도배우인지연출인지관객인지 모르고 사는 삶은 허송세월이다차라리 벙어리같이소경같이 귀머거리같이 살면검은 안개 이고 가던하얀 안개 이고 가던가도 가도 그 자리이르고 이르러도 그 자리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 자리다그대로 보라무상무념無想無念 무념무상無念無償으로 살라마른하늘 불러 비 내리게 하는날마다 좋은 날이다
친손자 즐겨 먹는 계란프라이 할 때마다프라이팬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가내게는 꼭 살 타는 소리로만 들린다유정란은 아직 생명이 살아있는 계란그러니까 불심 깊은 나는친손자의 입맛을 위해서슴없이 살생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아, 새삼 생각하니삶이란 얼마나 기막힌 농담인 것인가
부뚜막 온기 불쑥 그리워아궁이에 참나무 장작 한 아름 지폈다굴뚝에서 연기 피어오르고 집 안에 온기 들자긴 잠에 빠져 있던 오두막 부스스 깨어난다
산속에 살다 보면창호 들이받는 곤충, 짐승, 벌, 새소리바람, 낙엽 부서지는 소리이 소리 저 소리 낱낱이 잡힌다네바람과 구름 속으로 사라진 그 소리시냇물과 어울려 깊어가는 요즘감자꽃과 싸리꽃이 한창이네연한 보라색에 노란 꽃술 머금고올망졸망 앉아 있는 꽃도 귀엽지만은은한 꽃향기 여느 꽃에 못지않다는 것한참 눈 씻고 그 향에 숨길 맑히고싸리꽃을 유심히 살펴보게홍자색 띠어 좀 쓸쓸하게 보이지만한껏 붉게 타는 가을 입김 배어 있네싸리비로 마당 쓸 때마다그 가지에 달려 있을 꽃을 생각해보게싸리꽃 향기가 물씬물씬 풍길 걸세
전 세계적으로 힘들었던 올 한 해도 이제 한달 남짓 남았다.2020년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사회 불안요인 1위로 우리 국민 3분의1이 신종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고 한다.그야말로 2020년은 초유의 위기와 불안속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이런 위기와 불안을 해소하고 보다 나은 대한민국과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여러 가지 일들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정치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지는 일이라고 하겠다.정치인들이 올바
조춘(早春)을 꿈꾸는 그녀몸 비록 늙었어도 꽃은 젊어벌 나비 붐비고열매는 달아단것에 주린 입들 붐빈다그녀의 몸속에는 발전소가 들어 있나 보다육덕 흐드러진 가지에 환한 알전구 켜놓고마당 안팎을 환히 비추고 있다
물기 없는 풀의 새싹 상추 콩잎 고구마줄기 주고 가끔 특식으로 소나무 가지 쳐다 준다 겨울엔 볏짚 고춧대 시래기 콩깍지 쌀겨 챙겨주며 친근해진 뿔 없고 수염 없는 두 살짜리 얌생이가 새끼 두 마리 낳고 젖을 생산한다 저녁나절이면 젖꼭지에 찌그러진 주전자 들이대고 엄지손가락부터 새끼손가락 순으로 차례차례 오므렸다 폈다 하며 젖 짤 때마다 네굽질 한 번 한 적 없는 순덕이 등굣길 개울가 풀밭에 묶어놓으면 사라질 때까지 고개 돌릴 줄 모르는 순덕이 성깔머리는 급격해도 젖 먹이기에 길든 아이가 울면 알아듣고 찾아와 젖 물리게 하던 순덕이
연휴 기간에는 안전에 소홀하기 쉽기 때문에 화재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추석 명절은 평소보다 화기 취급이 많고, 가을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가스 사용이 많은 추석 연휴 화재예방, 화재안전을 위해 가정에서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하여 알아보자.첫째, 가스 사용 후 밸브를 꼭 잠그도록 한다둘째, 가스레인지 주위에는 가연성 물질을 두지 않도록 한다셋째, 가스 기구를 사용할 때는 창문을 열어 실내를 충분히 환기 시킨다넷째, 가스레인지는 자주 이동하지 말고 고정
사십이 년 만에 귀향한 긴밭들도회지 불빛에 쫓겨 밀려온 어둠과 고요 빼곡하다건너 주막에서 아슴아슴 새어 나오는 불 빛만 아련하다막걸리 마시러 가려면 돌부리에 넘어지거나곡식을 짓뭉개거나 도랑에 빠지기 일쑤다그런 날은 별 꽃들이 현란하다그 꽃들 자박자박 내려와 수런수런 이야기하는 날이면풀벌레 울음소리 밟힐까 제대로 다니지 못한다소음 어둠 고요들이 내 몸속을 수없이 드나든다하지만, 끝내 공간을 지키는 것은 어둠과 고요라는 것나뒹굴다 제풀에 지치는 소음 어둠과 고요 이긴 적 없다최종적 승자는 밤 가시처럼 까슬까슬한가을 햇살까지 죄다 삼켜버